30여년의 세월이 지난 2011년 7월 26부터 이틀간 서울에는 468㎜의 엄청난 폭우가 쏟아졌다. 이번에는 강남구 대치동과 서초구 방배동 일대가 물바다가 되고 산사태가 일어나 엉망이 됐다.
그러나 30년 전 수해지였던 마포구 망원동, 송파구 풍납동 등은 오히려 별 피해가 없이 건재하다. 30년 동안 비 피해 지역은 끊임없는 수방 대책을 세워온 대신, 다른 지역은 수방 대책에 소홀했던 결과다.
마포구 망원동과 송파구 풍납동은 어떤 수방 대책을 세워 이 물난리를 무사히 견뎌냈을까. 서울 마포구(구청장 박홍섭)는 지난 2008년 국내 최초로 수방영상 시스템(http://subang.mapo.go.kr)을 구축했다. 관내 빗물펌프장과 하천 상황을 CCTV로 관리 통제하는 마포구 재해대책상황실을 구청 홈페이지와 연계시켜 주민들이 실시간으로 수방정보 영상을 확인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마포구는 한강을 접한 길이가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가장 길고 저지대가 많다. 이에 따른 비 피해도 많은 지역이었다.
이밖에 마포구는 망원1, 마포, 난지빗물펌프장을 증설하는 등 수방시설도 최근 강화했다. 기존 10대의 펌프시설이 있던 3곳의 빗물펌프장에는 1곳당 1개의 펌프시설을 추가로 만들었다. 올해 초인 지난 2월에는 내년까지 72억원을 서울시로부터 지원받아 성산빗물펌프장을 증설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또 올해 안에 공덕동, 성산동 등 6개의 하수관 개량공사를 완료할 예정이다.
송파구 풍납동은 홍수만 나면 한강물이 역류해 침수되던 지역이다. 정부와 서울시는 이곳에 높이, 길이, 세로 5m의 대규모 배수로를 만들어 해거리 수해를 없앴다. 구로구 개봉동 등 서울 하천변 저지대 86곳에 빗물펌프장을 건설하고 제방도 쌓았다.
그러나 별 문제가 없던 지역의 수해 방지 대책은 상대적으로 소홀해 2011년 서울 수해지도는 30년 전과 딴판이 되고 말았다.
<김수한 기자 @soohank2> soo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