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명의 목숨을 앗아간 ‘우면산 산사태’의 책임 공방이 법정 다툼으로 번질 전망이다.
우면산 산사태로 3명의 사망자를 낸 래미안 방배아트힐 아파트 자치회장인 곽창호(55)씨는 31일 “산사태와 관련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곽씨는 “피해현황 집계를 나름대로 하고 있고 가장 중요한 것은 사고의 원인 규명”이라며 “서초구와 서울시가 천재(天災)라고 계속 주장하는데 우선 전문가 등을 통해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인재(人災)였음을 밝히려고 한다”고 말했다.
4명이 숨진 방배동 전원마을 주민 역시 지자체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민 박이정(76)씨는 “집 바로 앞 산자락에 위태롭게 서있는 나무들을 베어달라고 구청에 요청했지만 무시당했다”며 “복구작업이 어느 정도 마무리된 주민들이 모여 소송을 계획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법원은 그동안 자연재해로 발생한 인명ㆍ재산피해에 대해 시설물 관리나 재해방지 조치의 적절성을 따져 지자체에 법적 책임을 물어왔다.
이번 산사태 피해를 놓고 소송이 제기된다면 서초구가 산사태 위험지역인 우면산에 적절한 예방조치를 했는지, 사고가 날 당시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어느 정도 기울였는지가 핵심이다.
산림청은 산사태 위험이 있으면 일선 지자체에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특보 발령을 권고하고 일선 시군구는 실제 기상상황 등을 판단, 특보를 내려 주민 대피를 유도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서초구는 우면산이 ’산사태 위험등급 1등급 지역‘으로 분류됐는데도 별다른 예방대책을 취하지 않았고 사고 당시 산사태 위험을 알리는 산림청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SMS)를 받고도 무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실제로 우면산 산사태가 발생한 27일 강남·중랑·금천·종로 등 서울의 다른 자치구는 산사태 주의보나 경보를 발령했지만 정작 서초구는 어떤 특보도 내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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