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와 버스 사업장이 복수노조 시대를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7월 1일 복수노조제 시행 이후 한 달간 설립된 322개 노조 가운데 택시 사업장이 114개, 버스 사업장이 50개로 전체의 51%를 차지했다.

이들 164개 버스ㆍ택시 노조 가운데 한국노총에서 분화된 노조는 79개, 민주노총 분화 사업장은 35개였다. 전체의 70%가 양 노총에서 분화된 셈이다.

택시와 버스 사업장에서 복수노조 설립이 빈번할 것이라는 전망은 당초부터 예견된 부분이 많다. 택시와 버스업 특성상 외부 근무자가 많아 노무관리가 쉽지 않고 사납금제, 최저임금, 유류비 등 노사 갈등 요인이 많았다. 또 한국노총 민주노총 등이 영향력 확대에 나서던 곳이었기에 양 노총의 조직경쟁 속에 다수의 노조 설립 가능성이 점쳐졌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당초 전망과 다른 부분이 있었다. 택시와 버스 사업장에서 복수노조 설립이 많을 것이라는 전망은 맞았지만, 양 노총 관련 부분에선 빗나갔다. 택시ㆍ버스 사업장에서 신규로 설립된 가운데 상급단체에 가입한 노조는 10개로 전체의 6.5% 정도에 그쳤다. 양 노총이 노조 설립을 주도했다면, 상급단체 가입률이 이보다는 더욱 높을 것이라는 것이 고용부 측의 설명이다.

이에 고용부는 택시ㆍ버스 노조 설립자를 대상으로 직접 원인 파악에 나섰다. 그 결과, 기존 집행부에 대한 불만이 쌓여 노조를 설립하는 곳도 있으며, 선거에 패배하면서 홧김에 설립하기도 하고, 새롭게 일부 조합원이 의기투합해 설립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노조 설립에 일정한 이유가 없으며, 그때그때 필요에 따라 설립하고 있다는 설명. 고용부 관계자는 “택시 버스 사업장에서 신규로 설립된 노조 상당수가 조합원 10인 미만”이라며, “기존 집행부에 대한 불만이 있으면, 복수노조 설립으로 바로 표출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박도제 기자/pdj24@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