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목사는 지난 1일 새벽 뇌출혈로 쓰러져 뇌수술을 받고, 회복되는 듯했으나 끝내 타계하고 말았다. 지난 20여년간 수차례 간암 수술을 받는 등 병마와 끈질기게 싸워온 하 목사는 뇌출혈이 오기 바로 직전까지 주일예배 설교를 인도하며 교회 사역에 열정을 불태워, 그의 타계소식을 접한 신도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1946년 평남 진남포 출신의 하 목사는 건국대와 장로회신학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1985년 온누리교회를 세워 국내를 대표하는 대형교회로 키워냈다. 하 목사는 또 ‘문화선교’의 토대를 닦기도 했다. 노래와 연극을 하며 예배를 드리는 ‘경배와 찬양’은 젊은 층을 사로잡으며 신앙의 길로 인도했다. 그는 해외선교에도 앞장 섰다. 온누리교회라는 명칭이 ‘온세상을 위한 교회’였듯 전세계에 1220명의 선교사를 파송했으며, 일본 등지에선 ‘러브 소나타’라는 독특한 프로그램을 선보이기도 했다. 교회 개척 5년 전인 1980년에는 개신교 출판사인 두란노서원을 설립하고 문서선교의 새 장을 개척하기도 했다.
연예인교회 담임목사를 거쳐 서울 한남동 한국기독교선교원에서 12가정이 모여 기도하며 시작된 용산의 온누리교회는 현재 서울 용산구 서빙고동 성전을 비롯해 서초구 양재, 경기 부천, 경기 수원, 대전 등 전국에 9개 성전과 4개 기도처, 25개 비전교회를 두고 있다. 현재 온누리교회 교인은 7만5000여 명에 이른다.
하 목사는 고(故) 옥한흠 사랑의교회 원로목사 등과 함께 ‘성경 중심의 복음주의 운동’을 이끌며 갈등과 반목, 물량주의로 얼룩진 한국교회에 대해 고언도 마다치 않았다. 그는 “예수를 10년 이상 믿으면 변질되고 교회도 10년이 넘으면 비뚤어진다. 성경으로 돌아가고,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저서로는 ‘나는 선교에 목숨을 걸었다’ ‘광야의 삶은 축복이다’ ‘기도하면 행복해집니다’ 등이 있으며. 한국독립교회선교단체연합회 부회장,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 총장, 신동아학원 이사장 등을 지냈다. 정재계, 연예계, 스포츠계 인사들과도 두터운 교분을 쌓은 하 목사는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에게 세례를 주기도 했으며, 지난 5월에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재혼 주례를 맡아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영란 선임기자/yrlee@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