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사태가 생기면 무조건 맞고 드러눕는게 상책이다’는 말이 있다. 괜히 방어한답시고 상대방 팔이라도 잡혔다가 ‘쌍방폭력’으로 피의자가 되는건 순식간이라는 것. 그러나 올 상반기부터는 이런 불공정함이 다소 해소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경찰청은 3일 지난 3월부터 시행중인 ‘폭력사건 쌍방입건 관행 개선제도’ 추진 결과 지난 3~6월까지 약 3개월동안 ‘정당방위’ 처리 사례가 511건(월 평균 127건)으로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행전인 1월 정당방위 처리사례가 전국 17건이었던 것에 비하면 약 7.5배 증가한 수치다.
이중 계속되는 폭행을 저지하기 위해 상대방의 팔이나 멱살을 붙잡거나 몸을 밀치는 등 최소한의 자기방어를 한 경우에 대해 면죄부를 준 경우가 299건으로 전체의 58%를 차지했다.
그러나 가해자를 1~2회 때리거나 넘어뜨린 후 팔을 꺽은 경우에도 목격자 진술, CCTV 분석등을 통해 정당방위로 처리한 경우도 142건이나 됐으며 이중에는 각목 등 도구를 사용한 사례도 10건가량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당방위의 범위가 예전에 비해 매우 넓어진 셈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맞는게 상책’이라거나 ‘남의 싸움을 말리거나 참견하다간 덤터기 쓴다’는 인식을 잘못된 것”이라며 “현행범을 체포하기 위한 제압은 현행법에서도 인정하고 있는 만큼 현장에 있는 시민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김재현 기자 @madpen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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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정당방어의 유형
붙잡음(팔, 멱살) 몸을 밀치거나 뿌리침 1~2회 때림 넘어뜨려 팔을 꺽음 할큄 깨물음 잡아 끌어냄 기타 총
185 114 104 38 23 23 6 18 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