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철 빈집털이범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부산의 한 주택가에서 옆집에 든 도둑을 이웃집 70대 노인 두명이 협력해서 검거해 경찰에 넘긴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은 2일 낮 12시께 부산시 사상구 주례동의 한 주택가에서 발생했다. 휴가를 떠난 뒷집에서 인기척을 느낀 A할아버지는 순간 도둑임을 직감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역시 피해 주택의 뒷집에 사는 B할아버지도 비슷한 상황을 목격하고 마당으로 나왔다. 이러한 상황을 눈치챈 도둑이 도주하려 하자 두 할아버지는 대담하게 도둑을 앞을 막아섰고, 잠시간의 격투가 이어진 끝에 또다른 이웃집 남성이 합류해 도둑을 제압하는데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A할아버지가 약간의 부상을 당했지만 큰 문제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집주인 박영삼(45세)씨는 곧바로 휴가에서 돌아왔으며, 다행이 도둑이 가져간 폐물은 수백만원어치는 경찰에 의해 압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집주인 박 씨는 “70대 어르신들이 이웃집에 든 도둑을 잡기 위해 위험을 불사했다니 정말 고맙고 감사한 일이다”며 “이웃간의 정이 식은 삭막한 도시에서 좋은 이웃들을 만나 정말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이웃에 사는 주민들도 두 할아버지가 도둑을 잡았다는 소식에 이웃지킴이 ‘실버 투갑스’의 활약에 박수를 보냈다.
한편 도둑을 격투끝에 검거한 김태향 할아버지(74세)는 “이사온지 얼마안된 이웃집에 도둑이 든 것을 목격하고는 피해를 입을까 싶어 안타까웠다”면서 “경찰이 오기전에 도둑이 나오기에 흉기가 있을까 싶어 겁도 났지만 잡아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또한 “잃어버린 결혼 폐물도 돌려받고 이웃집이 피해를 입지 않아 다행이다”며 “붙잡힌 도둑도 새로운 인생을 살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윤정희 기자 @cgnhee>cgnhee@heraldm.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