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가구당 식비 59만원2003년 이래 최고 수치고물가에 실질지출은 최저
1분기 가구당 식비 59만원2003년 이래 최고 수치
고물가에 실질지출은 최저
한국인들이 먹는데 여느 때보다 많은 돈을 쓰지만 실제로 소비한 양은 얼마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먹을거리 물가가 워낙 비싸서다.
4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분기 2인 이상 전국 가구의 명목가격 기준 소비지출 가운데 식료품ㆍ비주류음료와 식사비 등 먹는 데 쓴 비용은 59만585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03년 이래 역대 1분기 최고 수치다.
지출 항목별로 살펴보면 쌀, 육류, 채소, 과일, 과자, 커피, 주스 등이 포함된 식료품ㆍ비주류음료가 32만2930원으로 1분기 사상 처음으로 30만원을 넘어섰다.
일반식당, 배달 음식, 커피숍, 패스트푸드 등 바깥 음식을 사먹는 데 든 비용인 ‘식사비’는 26만7655원으로 지난해 1분기(27만440원) 다음으로 가장 높았다.
밖에서 사먹는 비용도 높아졌지만, 기본적으로 집에서 해먹는 비용도 크게 늘어났다.
하지만 가격 변동 요인을 제거한 실질 소비지출을 살펴보면 이야기가 좀 달라진다.
실질가격 기준 식료품ㆍ비주류음료와 식사비 등 1분기 식생활비용은 47만3136원으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던 2009년 1분기 다음으로 가장 낮았다.
이 가운데 식료품ㆍ비주류음료가 24만6495원으로 역대 1분기 가운데 최저였고, 식사비는 22만6641원으로 역대 세 번째로 낮았다.
물가상승으로 인한 부분을 제외하면 실제로 가계가 사먹은 양은 줄었다는 의미다.
통계청 관계자는 “1분기에 식료품 가격이 많이 올라 명목상 지출비용이 늘었지만 실제 가계에서 구입한 양은 줄었다”고 말했다.
홍승완 기자/sw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