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확대, 물 수능, 학생부 교과 비중 낮은 전형 원인
올 대학입시에서 수시모집, 특히 입학사정관 전형의 비중이 늘면서 해당 전형 경쟁률이 지난해 비해 크게 치솟고 있다.일부 학과는 경쟁률이 60대1을 넘는 등 과열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올 수능이 이른바 ‘물 수능(쉬운 수능)’이 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재수생의 공세를 피하려는 재학생들이 대거 입학사정관 전형에 나선데다 생활기록부 교과성적이나 수능 최저학력기준 등을 아예 반영하지 않거나 반영율이 낮은 전형이 많이 신설된 데 따른 것이다.
실제로 전체 4년제대 수시모집인원은 23만7681명이나 되고, 입학사정관 전형 선발인원은 3만8169명(16.1%)이나 된다.
더욱이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학교생활기록부 교과 성적이나 수능 최저학력기준 등을 아예 반영하지 않거나 반영비율이 낮은 전형이 신설되거나 정원이 늘어 고려대, 중앙대 등 아직 원서접수를 마치지 않은 대학의 입학사정관 전형 경쟁률도 지난해보다 올라가는 등 ‘과열 양상’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4일 각 대학에 따르면 3일 입학사정관 전형 원서접수를 마감한 건국대ㆍ서강대ㆍ성균관대ㆍ숙명여대ㆍ연세대ㆍ이화여대ㆍ한양대ㆍ한국외대 등 8개 대학의 경우 3837명 모집에 4만8059명이 지원해 평균 경쟁률 12.53대 1을 기록, 지난해 경쟁률 12.11대 1(3104명 모집에 3만7596명 지원)을 웃돌았다.
이날 원서접수를 마감하는 고려대와 중앙대의 경우 오전 10시 현재 각각 3.67대 1, 9.11대 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어, 지난해 경쟁률인 4.52대 1(고려대), 10.17대 1(중앙대 서울캠퍼스)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입시 전문가들은 올 수능이 예년에 비해 쉬울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올해 수시모집에서도 미충원 인원을 추가모집하면서 입학사정관 전형 지원자가 늘었다고 분석했다. 오종운 이투스청솔 평가이사는 “올해부터 수시 추가 등록이 가능한 상황에서 정시 문호가 줄어들고 수능도 쉬워질 것으로 예상돼 수시 전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입학사정관 전형 지원자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유성룡 티치미 대학진학연구소장도 “수시 모집에서 미등록 인원을 새롭게 충원한다는 것에 따른 기대심리와 함께 입시를 좀더 일찍 끝내고 싶어하는 게 수험생의 마음인 것 같다”며 “자기소개서나 추천서 등을 미리 작성해 보고 경험을 해보는 것이 향후 진행되는 수시나 정시 전형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 신설돼 무려 60.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연세대 창의인재트랙처럼 교과 실력을 반영하지 않거나 그 비중을 줄이고 대신 학생부 비교과 성적이나 자기소개서 등 서류나 에세이, 논술, 면접 등으로 학생을 뽑는 전형이 신설되거나 비중이 늘면서 해당 전형에 수험생이 몰리고 있다.
오 이사는 “지원 자격이 엄격하지 않은 전형에 수험생이 몰리고 있다”며 “건국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등의 자기추천전형도 모두 두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이 같은 특징이 두드러졌다”고 전했다.
<신상윤 기자 @ssyk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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