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ㆍ유럽발 재정위기’ 암초가 지진으로 변해 전세계적인 충격으로 현실화되면서 한국경제에도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투자자들에게 공포감이 확산되고 있지만 경제전문가들은 한국의 경제구조가 수출과 제조업에 기반한 탄탄한 펀더멘털 갖춰 단기간에 위축될 가능성은 낮다는 지적이다. 해외발 충격이 수출감소→업 채산성 악화→내수 부진 등으로 이어지는 만큼 아직 이같은 사태 발생 가능성을 예단하기엔 시기상조라는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도 5일 ‘한국에 대한 연례협의 최종 결과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국내총생생산(GDP)이 1269조원으로 작년 대비 4.5%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면서 지난 6월에 내놓았던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내년 성장률은 4.2%, 2013년 4.2%, 2014~2016년엔 매년 4.0%를 각각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밖에도 수출이 중국 등 신흥국 성장세로 증가하고 있으며 금융부문도 은행 자기자본비율이 14.3%, 무수익채권이 1.3%로 낮아 안정적인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IMF는 물가상승률에 대해 “총수요 압력과 식료품과 에너지 가격 상승 등으로 한국은행의 목표치를 웃돌았다”고 진단하면서 올해 4.3% 상승이라는 기존 전망을 고수했다. 내년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3.6%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전반적으로 물가상승압박이 세지고 있다는 점을 제외하곤 한국의 경제성적표에 대해 호의적인 평가를 내린 셈이다.
우리나라 수출이 지난 7월 한달간 수출액 500억 달러를 돌파하며 원화 강세와 유럽연합, 미국 등 주요 국가의 경기 둔화에도 최대 수출액을 기록하는 등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점도 고무적이다. 지식경제부가 최근 발표한 7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27.3% 증가한 514억 4600만 달러로 잠정집계됐다. 특히 한국의 수출은 내용 면에서도 미국ㆍ유럽 뿐만 아니라 중국과 아시아 등 신층국가에 골고루 포트폴리오돼 있어 외부 충격에 강하다는 평가다.
한편 이번 기회에 우리나라가 수출 위주의 경제구조를 갖고 있어 외부적인 충격에 취약할 수 있는 만큼 우리의 경제구조를 살펴볼 때라는 지적도 있다. 즉 한국의 수출의존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는데다 자동차와 정유, 조선 등 몇개의 업종에 집중되고 있어 해외발 경제충격에 취약할 수 있기때문이다.
이와 관련 IMF는 향후 우리나라의 성장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한국 경제가 수출이란 단일 성장동력에 의지하고 있어 외부 충격에 취약하고 사회적 불공평성을 높이는데 기여한다고 지적하면서 비교역 부문(nontradable sector)의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IMF는 “비교역 부문을 제2의 성장엔진으로 삼는다면 내수의 성장기여도가 오르고 부정적인 외부충격의 영향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서비스산업 성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은 개방도가 높은 경제이기 때문에 그런 충격에 더 취약할 수 있다”며 “한국경제에 미칠 영향은 금융과 외환 시장이 앞으로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달렸다”고 지적했다.
박지웅 기자/goahea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