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래동화 ‘견우와 직녀’는 까마귀와 까치가 만들어준 오작교를 통해 1년에 딱 한 번, 칠월 칠석에만 만난다.
한국과 중국, 일본 세 나라 모두에 존재하는 설화로, 일본에서는 양력으로, 중국과 한국에서는 음력으로 챙긴다.
저녁에 비가 오면 견우와 직녀가 상봉한 기쁨의 눈물이고, 새벽에 비가 오면 이별의 눈물이라는 이야기만 한국에 있을 뿐, 나머지 이야기는 한중일 똑같다.
그렇다면 칠월 칠석을 각국은 어떻게 생각할까?
이웃 나라 일본에서는 칠월 칠석을 꽤 중요한 절기 중의 하나로 생각하여, 지역에 따른 차이는 있지만 칠월 칠석을 기념하는 축제를 크게 개최한다.
중국도 마찬가지로 무형문화유산 명단에 등재하는 등 칠월 칠석에 대한 남다른 애착을 보이며, 특히 중국 사람들은 칠월 칠석을 로맨틱한 명절로 여겨 ‘중국의 발렌타인데이’라고도 부른다.
하지만 한국은 정월대보름이나 단오, 동지처럼 칠월 칠석을 챙기진 않는다. 심지어 설화에 대한 내용도 헛갈리기 일쑤다. 점점 칠월 칠석이 바래져 가고 있는 것이다.
칠월 칠석을 맞아 결혼정보회사 레드힐스는 자사 온라인 회원 477명을 대상으로 7월 29일부터 8월 4일까지 ‘칠월 칠석’에 관해 실시한 설문조사를 발표했다.
‘한국 고유의 러브데이 칠월 칠석을 알고 있는가?’란 질문에 대해서 절반인 50.5%가 ‘날짜는 알지만 내용은 헛갈린다’고 답했으며, ‘잘 안다’(43.4%), ‘잘 모른다’(6.1%)가 뒤를 이었다.
이어 ‘발렌타인데이, 화이트데이 보다 칠월 칠석을 챙길 의향?’에 대해서는 53.5%가 ‘기념일만 더 느는 것 같아 안 챙긴다’고 답해 ‘안 챙기겠다’(11.5%)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이에 대해 결혼정보회사 레드힐스 선우용여 대표는 “발렌타인 데이, 화이트 데이 등 커플들을 위한 날은, 대부분 외국에서 들어온 날이거나 상업적 마케팅에 의해 생겨난 날”이라며 “칠월 칠석이야 말로 대한민국 전통의 로맨틱 데이인 만큼 현대에 맞게 재해석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마음을 고백할 수 있는 의미 있는 날로 받아들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태형기자 @vmfhapxpdntm>th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