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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각 지역, 태풍 피해 속속 드러나…
제 9호 태풍 ‘무이파’가 전국을 강타한 가운데, 각 지역별 태풍 피해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제주ㆍ 남해안 일대, 문화재 손실=7일 제주를 강타한 태풍 ‘무이파’로 인해 지방문화재인 일관헌이 반파되고, 주택 40여채가 파손 또는 침수되는 등 26억여원의 재산 피해를 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제주도 재난안전대책본부는 8일 오전 6시를 기준으로 잠정 집계한 태풍 피해는 주택·육상 양식장 등 사유시설 128건 13억6700만원, 공공시설 30건 12억9200만원 등 26억5900만원이라고 밝혔다.

주요 피해 내용을 보면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민속마을에 있는 천연기념물 제161호인 수령 600년 된 팽나무가 부러지면서 조선시대 관아인 일관헌(日觀軒·제주도 유형문화재 제7호)을 덮쳐 일관헌 건물이 반파돼 10억원의 재산 피해를 냈다.

서귀포시 하효항 공사 현장 펌프카와 등부표가 유실(피해액 9300만원)되고, 교통신호등·교통표지판 8개소, 가로등 3개소(피해액 3천만원)가 파손되고 가로수 326그루가 전도(피해액 8천만원)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그 외 강한 비바람의 영향으로 참깨, 당근, 콩 등 농작물 피해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전ㆍ충청도 일대, 강풍 영향으로 정전=대전과 충남 전역에도 태풍경보가 발효된 가운데 정전과 어선 전복 등 피해가 잇따랐다. 8일 대전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를 기해 대전·충남 전역에 태풍경보가 발효된 가운데 서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초속 20~30m의 강한 바람과 함께 4~10m의 물결이 일고 있다.

대전의 경우 지난 7일 오후 9시24분에 동구 용운동 한 교회 십자가 종탑이 강풍에 떨어지면서 인근 고압선을 덮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 사고로 전선이 끊어지면서 용운동 일대 340여 가구가 정전돼 한전이 응급복구 작업을 벌여 2시간여만에 복구됐다. 대덕구 법동의 한 아파트에서는 강풍에 창문 문틀이 부서졌으며, 동구 세천동 등지에서 모두 6그루의 가로수가 뽑혔다. 대전천 하상도로 대흥교~대전방송 구간이 전날 오후 11시30분부터 통제됐다가 이날 오전 7시부터 정상 소통되고 있다.

▷태안ㆍ 서해안 일대, 높은 파도로 정박중인 배 전복=현재 서해 중부 전해상에 태풍경보가, 태안ㆍ당진ㆍ서산ㆍ보령ㆍ서천ㆍ홍성 등 충남 서해안지역 6개 시ㆍ군에는 폭풍 해일경보가 각각 내려진 상태다. 밤사이 강풍으로 인한 피해도 잇따랐으나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8일 오전 8시20분께 태안군 소원면 천리포항내에 정박중인 3.64t급 어선 상상호가 높은 파도로 전복됐다.

태안해경은 태풍이 몰고 온 높은 파도와 강한 바람의 영향으로 어선이 전복된 것으로 보고 있으며 현재까지 어선 외에 확인된 피해는 없다고 전했다. 또 이날 오전 안면읍 창기리 일대 한 농가의 지붕 일부가 태풍에 날아가고 태안읍에서 안흥항으로 향하는 지방도 603호선의 근흥면 두야리 일대 구간에서 가로수 2그루가 쓰러져 119구조대가 긴급 복구작업을 벌였다.

▷전주 및 전남 일대, 전력선 끊기고 주민 대피=전주 지역의 경우 집중호우로 하천이 범람하면서 남원시 산내면 덕동리~장항리의 지방도 861호 편도 1차선이 500m가량 유실돼 차량운행이 통제되고 있다. 남원시는 인력 25명과 장비 8대를 동원해 응급복구 중이며 차량을 우회 통행시키고 있다. 익산시 금마면에서는 강풍에 다목적체육관의 지붕 40㎡가량이 날아갔고 전주와 완주, 무주, 장수 등에서는 강풍 때문에 가로수 30여 그루가 쓰러졌다. 사과 주산지인 장수군 등지에서는 적지 않은 낙과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도는 본격적인 피해조사가 시작되면 태풍 피해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8일 오전 7시 30분께 전북 군산시 옥도면 선유도와 장자도를 연결하는 장자교(길이 260m.폭 3m)를 350t급 바지선인 해승호가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철골 구조인 장자교의 교각 5개 가운데 선유도 쪽 첫 번째 교각이 내려앉고 상판 80-100여m가 뒤틀려 통행이 제한되고 있다. 이 바지선은 선유대교 건설현장의 해상 크레인 작업에 투입된 상태였다.

특히 이 다리 밑으로 통과하던 전력선도 끊겨 선유도와 무녀도, 장자도내 520여 가구에 전력이 공급되지 않고 있다. 이날 사고는 태풍 ‘무이파’의 북상에 따라 장자교 바로 옆 바위 인근에 정박 중인 바지선의 닷줄이 강풍에 끊기면서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전남지역 양식장들이 대부분 몰려 있는 해남과 완도, 진도, 신안군이 모두 태풍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면서 피해상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피해가 일부 확인된 완도군은 전복양식에만 3878어가가 1620ha에서 종사하고 있고 인근 신안과 진도, 해남지역도 대부분 어가들이 양식에 종사하고 있어 태풍에 따른 재산피해는 천문학적 규모로 예상된다.

전남 여수에서는 7일 밤 폭우로 인한 하천 범람등으로 인해 30여가구가 침수돼 주민들이 대피하기도 했다. 여수시는 이날 밤 오후 10시께 한꺼번에 많은 비가 내리면서 시내 삼일동 중흥천이 범람, 주변 상가와 민가 등 20여 가구가 침수되고 주민들이 대피했다고 8일 밝혔다. 또 소라면 덕양리 저지대 일부 10여가구도 폭우로 인해 침수됐다. 다행이 두 침수지역에서는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부산 일대, 항공기 무더기 결항=부산지역에는 부산 김해공항에 윈드시어 특보가 내려져 항공기들이 무더기 결항ㆍ지연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8일 한국공항공사 부산지역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김해를 출발해 김포공항으로 가려던 에어부산 BX8800편을 비롯해 오전 9시 현재 이착륙 예정이던 항공기 32편이 결항되고 25편이 지연됐다. 이날 김해공항엔 평소 바람방향(북풍)과 달리 남풍이 불어 이착륙 방향이 바뀐데다 15노트 이상의 바람으로 윈드시어 경보가 내려져 항공기 무더기 결항 사태가 빚어졌다.


헤럴드 생생뉴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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