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완공 이후 태풍 때 마다 몸살을 앓고 있는 신안군 ‘가거도 방파제’의 복구방법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길이 480m의 한반도 최서남단에 위치한 가거도 방파제는 지난해 태풍 ‘곤파스’때도 일부가 유실되는 등 파손됐고 이번 9호 태풍 ‘무이파’의 영향으로 또 많이 부서진 상태다.
가거도 방파제는 태풍과는 악연이 깊다.
비교적 소규모인 가거도항 공사에 30년이라는 오랜 기간이 걸린 것도 공사 도중 대형 태풍에 세 차례나 유실되는 아픔을 겪었기 때문이다.
공사가 절반가량 이뤄진 1986년 여름 대형 태풍 ’베라‘가 덮치면서 방파제 220m가 유실됐다. 집채만 한 파도가 덮치면서 32t짜리 테트라포드가 항안으로 밀려 들어와 방파제를 망가뜨렸다.
시공업체는 대형 태풍에도 견딜 수 있도록 테트라포드를 개당 64t 규모로 늘렸지만 2000년 8월 초속 58.7m에 이르는 초대형 태풍 ’프라피룬‘에 또 맥없이 무너졌다.
2003년 태풍 ’라마순‘에 연거푸 방파제 유실의 아픔을 겪은 시공업체는 설계를 변경해 파도를 가장 세게 맞는 머리 부근에 개당 108t짜리 큐브 블록을 설치하고 공사를 마감했다.
그리고 이번 태풍으로 방파제 480m 가운데 200여m가 반파 또는 유실돼 200억원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지난해 곤파스 때 부서진 테트라포드 등을 보강했는데도 방파제 앞쪽이 형체를 알 볼 수 없을 정도로 파손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거도 방파제 복구방법을 두고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원상 복구만 하자니 매년 태풍때 마다 똑같은 피해가 되풀이 될 것이 분명하고, 그렇다고 태풍에도 끄떡없도록 공사를 새로 하자니 예산만 수천억원이 드는 것.
이에 전충남 서해어업관리단 어항건설과장은 8일 “방파제를 높이고 넓히는 것이 가장좋은 방법이지만, 공사비가 수천억원에 달해 경제적 효과 논란이 일 수 있다”면서 “그렇다고 피해 발생 때마다 많은 예산은 들여 원상복구를 하는 것도 비효율적이어서고민이다”고 답답해했다.
이어 그는 “방파제가 대형 태풍 내습 시 주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주는 ’최후의 보루‘인 만큼 이번 기회에 방파제 안전진단을 거쳐 최상의 복구 방법을 마련해예산부처 등과 협의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인구 500여명의 가거도는 우리나라 맨 서쪽 섬으로 ’가히 사람이 살 수 있다‘ 해서 가거도(可居島)로 이름이 붙여졌는데 목포항에서 쾌속선으로 흑산도, 홍도를 거쳐 흑산도, 홍도를 거쳐 4시간이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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