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결혼을 통해 한국으로 이주해온 여성들의 한국사회 정착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20대의 한 베트남 이주여성이 시어머니에게 독약을 탄 밥을 먹여 살해하려 한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광주 남부경찰서는 9일 음식에 독약을 타 시어머니를 살해하려 한 혐의(존속살해 미수)로 베트남 이주여성 A(23)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5일 오전 10시께 광주 남구 자신의 집에서 시어머니(69)에게 독약을 넣은 밥을 먹여 살해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의 범행은 시어머니가 독약을 탄 사실을 눈치채면서 미수에 그쳤다. A씨의 시어머니는 이러한 사실을 알아차리고 이를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으나, 며느리가 용서를 구하자 선처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8년 한국으로 시집온 A씨는 평소 시어머니가 자신을 무시하고 욕설을 한다는 이유로 이 이 같은 짓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베트남에서 이주해온 여성의 시어머니 살해 기도 사건은 최근 수년간 크게 늘어나면서 한국사회, 특히 한국 농촌사회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는 결혼이주여성들의 한국사회 적응 문제가 그만큼 어렵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특히 결혼이주여성들은 본국과 한국의 문화적 차이, 가족관계에 대한 인식의 차이는 물론 소통의 어려움 등 많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으나, 이를 극복하고 한국사회에 원활히 통합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사회적 시스템은 부족한 실정이다.
이들이 한국사회에 원활히 적응하는지 여부가 결국 한국 사회가 진정한 다문화 사회로 선진국으로 발돋움하느냐 여부의 시금석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많다.
앞서 지난 5월에는 한국에 시집온지 9개월 된 베트남 출신 20대 아내가 남편이 휘두른 흉기에 마구 찔려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었는데, 이 사건은 작년 7월 유사한 사건에 이어 발생한 것으로 더욱 큰 충격을 주었다.
전문가들은 이들 결혼이주여성은 물론 외국인 노동자들, 중국 연변지역에서 온 조선족 등 이미 100만명을 넘어선 한국의 외국인들이 한국사회에서 자신이 가진 꿈을 이룰 수 있을 때, 그 꿈을 이룰 수 있는 문화와 사회적 시스템이 잡힐 때 비로소 한국사회도 선진국이란 말을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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