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중 한때 코스피지수 1700선이 무너지며 증시가 공황상태에 빠진 9일, 주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보유한 주식이 폭락해 손해를 봤다는 사람들의 하소연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시장에 대한 잘못된 전망으로 빚까지 내가며 돈을 투자한 사람들 중에는 극단적인 선택을 암시하는 사람들까지 나타나고 있어 2차 피해가 우려된다.
주식과 관련된 네이버 파워카페인 ‘주식차트연구소’의 대화명 ‘달리자(sks***)’는 “현물보다 선물비율이 높은 형님이 어제 하루에 몇천을 날리시고 식음을 전폐하고 있는듯… 걱정돼서 저녁식사 하자고 전화해도 집에서 두문불출합니다”라며 걱정했다.
또 대화명 ‘고합시다’(eckc***)’는 “주식투자 지금껏 딱 두번해봤습니다. 2008년 리만쇼크 2주 전에 투자후 대폭락 그리고 한동안 주식 안하다 올해 7월초에 다시 들어왔는데… 사람들이 저한테 ‘폭락을 부르는 남자’라고 합니다. 속이 탑니다”라고 하소연했다.
극단적인 생각까지 하는 투자자들도 있다. 대화명 ‘찬밥’은 “몰아치는 폭풍우, 거센 비바람에 온 몸을 맡기고 싶은 욕구가 강렬하네요. 우리 함께 한강대교 12번째 교각에서 만나요”라는 극단적인 글을 올렸다.
주식과 관련된 고민은 주식과 관련 없는 일반 인터넷 커뮤니티까지로 확산됐다. 야구 전문 커뮤니티인 ‘Mlbpark’의 아이디 ‘풋볼클럽파’는 “가지고 있던 주식들을 대부분 손절매했다”며 “아예 다 팔고 인버스에 모두 투자해야 할까 생각이 든다. 아니, 현금 보유가 최선일것 같다”고 말했다.
회사에서도 모인 직장인들의 주된 화제는 주식이었다. 각 회사에서는 다들 일손이 잡히지 않는다며 증권사 HTS 프로그램 화면만 들여다 보는 사람들이 많았다. 회사원 강모(28ㆍ회사원)씨는 “어머님 돈을 빌려 주식 투자를 하고 있는데 이틀새 주가가 크게 떨어지면서 손해가 크다. 3분의 1을 날렸다”고 답답해했다.
대학생 최모(23)씨는 “등록금 마련하려고 휴학하고 알바하면서 펀드에 들었는데 이틀만에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곤두박질 쳤다”며 “알바비 받는대로 펀드에 넣었는데 후회가 막심하다. 2학기 복학도 물건너갔다”고 울쌍지었다.
정모(52)씨도 “지난해 10월께부터 적립식 펀드를 들고 있는데 15%까지 수익 나던게 이틀만에 -3%가 됐다”며 “적립식은 괜찮다고 계속 넣으라고는 하는데 정말 믿고 넣어도 되는건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거센 폭풍우가 지난 후 폭염이 몰아치고 있는 2011년 8월, 대한민국은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과 유럽의 재정위기, 대외 환경에 극도로 취약한 한국 증시의 고질병, 이러한 문제에 대해 신속하고 단호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국내외 지도자들의 리더십 실종 등으로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김재현ㆍ황혜진ㆍ박수진 기자 @madpen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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