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에서 뛰다 올 시즌 계약에 실패해 은퇴한 이도형(36)씨가 현행자유계약선수(FA) 규약의 문제를 지적하며 법원에 낸 가처분 신청의 일부를 법원이 받아들였다.
서울중앙지법 민사50부(부장판사 최성준)는 이씨가 ‘자유계약선수 제도와 관련한 야구규약 161조 및 164조가 직업 선택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한다’며 사단법인 한국야구위원회를 상대로 낸 야구규약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의 일부를 받아들였다고 10일 밝혔다.
현행 야구 규약 161조 6항 단서는 자유계약선수로 공시된 선수가 이듬해 1월15일까지 어떠한 야구단과도 계약을 체결하지 못하면 해당 선수는 그해 어느 구단과도 계약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164조 1항은 자유계약선수를 영입한 구단이 해당 선수 연봉의 200%와 보호선수(20명) 외 1명 또는 연봉의 300%를 보상하도록 하고 있다.
재판부는 일단 이씨가 규약의 효력정지를 구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해당 조항은 각 야구단과 소속 선수 사이의 자치법규로, 이 사건 효력의 다툼은 일반적·추상적 법규에 대한 것일 뿐 구체적인 법률관계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효력 정지 신청에 따르는 이익이 없으므로 부적법하다”고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하지만 ‘자신이 161조의 적용을 받지 않음을 임시로 정해달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정당한 사유없이 선수에게 계약 체결기간을 설정하고 계약을 하지 못하면 계약체결을 금지하는 과도한 불이익을 부과해 국내 프로야구 선수의 자유를 침해함으로 무효로 볼 여지가 상당하다”며 신청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다만 164조에 대해서는 ‘해외 사례에 비해 과도하거나 불합리하지만 민법상 사회질서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며 이씨가 그대로 적용을 받는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지난해 시즌 마감 후 FA 자격을 신청했으나 어느 팀으로부터도 영입 제의를 받지 못했다. 원소속구단이던 한화마저 계약을 포기하자 결국 원치않는 은퇴를 해야 했다.
오연주 기자/o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