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은 12일 주민투표와 시장직을 거는 문제를 연계하는 문제에 대해 “당과 긴밀히 협의해 결심이 서면 선거전 입장을 밝히는 기회가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아래는 오 시장과 일문일답 내용이다.
▶이런 결단의 배경은?
=정말 중요한 투표가 될 것이다. 아이들 급식 문제로 한정시키고 그 의미를 폄훼하고 있으나 유권자들은 이미 알고 있다.
이 투표를 통해 그리스 등 유럽 미국의 재정불건전성을 겪을 것인지 아니면 계속 경제성장을 이뤄서 지속가능한 복지를 할 지 판가름하는 주민투표가 될 거라는 점을 주민들은 잘 알고 있다.
주민투표는 정정당당히 나서서 적극적으로 방해하는 세력이 있다. 자신감의 상실이 아닐까 싶다. 그분들이 이 주민투표의 의미를 훼손시키기 위해서 오세훈 시장의 정치적 욕망의 결과물이라는 식의 잘못된 정보를 유권자들에게 유포하고 있다.
오늘의 불출마 선언은 이런 의식을 불식시키기 위한 것이다. 엄중히 헤아려 유권자들의 뜻을 포퓰리즘으로 보편적 복지라는 허울좋은 이름으로 내년 대선과 총선을 치르려는 정당과 세력들에게 경고를 보내려는 의미로 이런 결정을 내렸다.
▶시장직 거취를 주민투표와 연계하는 문제 언제 밝히나? 추후에 밝힐 계획이 있는가.
=어제밤 거의 잠을 이루지 못했다. 마지막까지 고민했던 부분이 그 부분이었다. 참으로 깊은 고민을 했다. 두 가지 이유로 오늘 결심 못했다. 작년 지방선거에서 저를 선택해준 서울시민들의 엄중한 뜻이다. 기억하시다시피 시의회 3/4 구청장 4/5를 야당후보로 선택했지만 시장만큼은 저를 선택해주셨다. 바로 수많은 서울시민들의 뜻. 쉽게 거취를 이번주민투표 결과와 연계시킨다는 결심을 쉽게 할 수 없게 하는 가장 큰 이유였다.
또 하나 이유는 당과의 협의였다. 대선 문제는 당과 협의할 필요없으나 시장직 연계 문제는 당과 깊이 논의해야한다. 당의 전반직 분위기는 시장직을 주민투표 결과와 연계시키는 것 바라지 않고 있다.
사전 협의 중앙당과의 사전협의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또 협의하고 의견을 달리하는 부분이 있으면, 결심이 서면 설득도 필요할 것. 이 부분에 있어서 제 마음에 정리가 분명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오늘 이자리에서 언급할 수 없었다. 앞으로 열흘 남짓 기간이 남아 있다. 그 기간 동안 시민 여러분 뜻을 묻고 여론 살펴, 당과도 긴밀히 협의해 결심이 서면 선거전 제 입장 밝히는 기회 있을지도 모르겠다.
▶33.3% 이상의 투표율 필요한데 전망은?
=당초 이런 아이디어 발제할 때 이런 의견이, 그러니까 저소득층 위주 무상급식 하자는 의견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투표를 통해 사회통합을 하자는 의견이다.
오세훈 무상급식을 하지 말자는 입장인 것처럼 알려졌는데 그렇지 않고 많은 논의가 있었다.
많은 시민들이 참여해서 많은 유권자 뜻이 생각을 달리하는 분에게 알려지고, 지나치게 과잉복지로 가는 점을 막으면 좋겠고, 앞으로 대선, 총선 앞두고 과잉복지 막으려는 노력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는 게 제 뜻이다.
누구도 투표율 장담할 수 없다. 주민 청구 형태의 정책 주민투표는 대한민국 역사상 처음. 그 누구도 투표율 예측하거나 장담할 수 없어. 직접 민주주의의 가장 바람직한 형태인 주민투표가 우리 미래를 결정해 나갈 수 있다는 사실을 충분히 공유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희망한다.
▶야당에서는 여전히 진정성에 대한 의문을 갖고 있다. 보수층 결집하려는 것 아닌가.
=불참운동 벌이는 분들은 제 어떤 행동도 뒤틀어서 전달할 것이다. 저는 묵묵히 제 갈길을 가겠다. 이런 진심이 유권자들에게 전달이 돼서 정보 판단에 왜곡이 없도록 정말 현명한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시장직에 관한 추가 질문. 당과 협의 안돼서 안 밝혔는데 시장직 계속 할 수도 있는거냐. 단계적으로 입장 밝히냐.
=시장직을 이 주민투표와 연계하는 문제는 방금전 설명드린 것처럼 저를 선택해준 서울시민들의 뜻이 제 고민의 바탕이다. 일일이 자세히 설명하지 않더라도 이 말씀 듣고 계시는 시민들은 제 고민을 헤아릴 거라고 믿는다. 참으로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하루에도 여러차례 번민에 휩싸이곤 한다. 거기에 더해서 당과의 협의도 반드시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제 고민이 쉽게 정리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 뜻을 헤아려주시고 제 입장 충분히 설명한 거 같다.
▶한나라당 정책과 상충되는 것 아니냐. 협의 잘되고 있나.
=어떤 세력이든, 정당이든 표 앞에서는 흔들리고 약해진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주민투표에 더욱 의미가 있다. 역사적으로 과거를 돌아봐도 현재 동시대 지구 저편을 봐도 분명히 똑같은 현상을 지켜보고 있다. 어떻게 과잉복지나 혹은 지나친 예산의 낭비적 운영때문에 나라가 힘들어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도 복지에 대해 여전히 꼭 필요하지 앟은 계층에 대해서도 똑같은 수준의 복지 혜택을 줘야한다고 생각하는지 상식선에서 이해하기 힘든 정도의 정책 방향들이 때때로 여야를 막론하고 공포되고 논의되고 있는 것을 우리는 지켜보고 있다. 이것은 합리적 논의가 아니라 정파적 정치적 이해관계를 바탕에 깔고 다음에 있을 선거 유불리를 따지고 하는 것 아닌지 성찰해야. 그것은 민주당 한나라당 모든 정당들이 같은 고민을 해야 한다. 그 점때문에 이 시점에서 주민투표를 발제했던 것이고 무려 80만명에 가까운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서명을 해줬다. 주민투표 노출을 꺼리는 세태속에 주민번호를 밝히며 서명해준 80만명의 무거운 뜻을 한나라당도 민주당도 모든 정치인들이 가슴에 새겼으면 한다. 그것이 바로 이번 주민투표 진행과정에서의 의미고 유권자들의 뜻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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