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삼성전자가 특허침해금지 소송의 첫 만남에서부터 한치의 양보없는 신경전을 벌였다. 애플은 삼성전자의 제품이 얼마나 유사한지 입증하기 위해 애썼고 삼성전자는 이전부터 존재한 기술이라고 반박했다.

12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11부(부장판사 강영수)는 지난 6월 애플코리아가 삼성전자를 상대로 제기한 특허권침해금지 등 청구소송의 첫 준비재판을 열었다.

애플 측 대리인은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애플과 삼성전자의 제품을 비교하며 “삼성전자의 갤럭시S, 갤럭시S2, 갤럭시 탭 등이 애플의 각종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근 출시된 삼성전자의 갤럭시 탭10.1 역시 특허를 침해했다며 추가로 문제제기를 했다.

애플 측 대리인은 터치스크린 상에서 문서의 가장자리를 넘어설 경우 문서가 반대로 튕기면서 마지막인지 사용자가 알 수 있게 해주는 ‘바운스 백’(Bounce back) 스크롤 방식 등을 자신들의 특허라고 주장했다. 또한 아이폰의 전체적인 디자인과 아이콘 배열 및 모양, 포장상자까지 삼성전자가 따라했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 측 대리인은 이에 대해 “애플이 권리를 과대하게 포장하고 공공영역을 사유화하는 무리한 소송을 벌이고 있다”고 맞섰다.

이어 “애플이 주장하는 특허의 신규성 및 진보성에는 근본적인 흠결이 있다”며 애플의 특허권 자체를 문제삼았다. 애플이 특허라고 주장하는 기술 분야는 애플이 독자적으로 만든 것이 아니라 많은 다른 사업자가 땀 흘려 이뤄낸 것이라는 것이다.

또한 디자인권에 대해선 “수차례 공개된 디자인의 구성 요소들을 통합한 것이 상품 동일성 인식의 징표가 될 수 있는가”라며 이 역시 애플의 독창성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 측 대리인은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상대방이 예로 든 특허와 디자인이 이미 사용돼 왔었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알렸다.

이날 재판은 시작부터 자료제출 시점을 놓고 양측이 가벼운 신경전을 벌인 것을 시작으로 다음 공판 날짜(9월23일)를 잡기까지 몇 차례 논쟁이 벌어졌다. 특히 최근 독일 뒤셀도르프 지방법원이 ‘갤럭시 탭10.1 판매를 중단해 달라’는 애플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인 것을 두고 양측이 해석을 달리하며 날카롭게 대립하자 재판부가 ‘독일 법원의 판단은 국내 소송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애플과 삼성전자는 지난 4월 애플이 미국법원에 갤럭시S 등이 아이폰의 디자인을 모방했다며 삼성전자를 상대로 소송을 낸 이후 한국과 일본, 독일, 미국 법원 등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김우영 기자/kw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