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 서버를 두고 불법 스포츠토토 사이트를 운영해 100억원 넘는 매출을 올린 일당이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김희준 부장검사)는 미국에 서버를 둔 불법 스포츠토토 사이트를 개설해 운영한 혐의(국민체육진흥법위반, 도박개장)로 사이트 운영자 강모(29)씨와 자금세탁책 조모(32)씨를 구속기소했다고 15일 밝혔다.
또 강씨의 부탁으로 스포츠토토 프로그램을 만들어준 최모(45)씨와 또 다른 자금세탁책 이모(30)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강씨는 지난 2009년 6월부터 올 7월까지 미국 댈러스와 중국 다롄에 각각 서버와 운영 사무실을 마련해 놓고 불법 스포츠토토 사이트를 운영, 139억원 상당의 매출을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강씨는 대량문자메시지 발송사이트에서 91만여명의 휴대전화로 410만여건의 스팸문자를 보내 사이트를 홍보하고 회원을 모집했다.
합법 스포츠토토에서는 10만원 상한인 베팅한도를 ‘무제한’으로 풀고, 환급률도합법 사이트보다 20∼40% 올린 90%를 적용해 ‘한방’을 노리는 도박꾼을 유인했다.
미국프로야구(MLB), 유럽축구연맹챔피언스리그(UEFA),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등 전세계 스포츠 경기와 스타크래프트 같은 e스포츠까지 베팅 대상에 포함해 도박꾼을 끌어들였다.
대박을 꿈꾼 한 유명 경비업체 직원은 이 사이트에 발을 담갔다가 작년 9월부터 2개월 새 8700여만원을 날리고 급기야 자신이 관리하던 은행 현금인출기에서 2300만원을 훔치다 적발돼 벌금형을 선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강씨 등은 이들 도박꾼의 당첨금 가운데 10%를 수수료로 챙겨 지금까지 최소 9억원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이들은 특히 고액 당첨자가 나오면 회원자격을 박탈해 사이트 접속이 불가능하게 하거나 아예 사이트를 폐쇄해 ‘먹튀’ 행각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렇게 챙긴 수익금은 여러개의 대포계좌에 넣었다가 수시로 소액ㆍ분할 이체를 해 다단계로 자금세탁을 했다. 검찰은 범죄 수익금을 전액 환수할 예정이다.
김희준 부장검사는 “기존에는 고스톱이나 포커 게임이 온라인 도박의 주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스포츠토토가 새롭게 뜨고 있다”며 “사이트 개설 비용이 적은 데다 승률과 베팅액이 무제한이라 도박꾼을 유인하기 쉽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스포츠토토는 국민체육진흥법에 따라 지난 2001년부터 사업권을 지닌 ㈜스포츠토토에서만 운영하고 있으며, 이를 모방한 유사 게임은 모두 불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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