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같은 사실은 국립산림과학원(원장 구길본)과 충북대학교 신원섭 교수팀이 20대 남녀 60명을 대상으로 공동 연구한 결과다. 조사대상자들이 숲길을 걸은 뒤 20% 이상의 인지능력이 향상됐고 우울감과 분노, 피로감, 혼란 등의 정서가 긍정적으로 변했다는 것이다. 반면 도심을 걸은 조사 대상자들은 인지능력이 둔화되고 정서와 감정도 부정적으로 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정신적ㆍ육체적 건강상태가 양호하고 동질성이 높은 20대 대학생 60명(남자 35명, 여자 25명, 평균나이 23세)을 선발해 숲길과 도심을 걷게 한 후 각각 인지능력과 정서상태 변화를 측정했다.
실험 결과, 숲길 걷기 집단의 인지능력 수준은 숲길을 걷고 난 뒤 크게 올라갔다.(걷기 전 37.03초, 걷기 후 29.48초). 반대로 도심 걷기 집단은 인지능력이 약간 감소됐다.(걷기 전: 37.03초; 걷기 후: 39.24초). 감정과 정서면에서도 숲길 집단은 긍정적으로 변했다. 긴장감, 우울감, 분노와 적대감, 활력과 활동성, 피로감, 혼란 등 모든 분야에서 긍정적으로 변화한 것.
그러나 도심 집단에서는이 모든 분야에서 부정적으로 바뀌었다. 긴장감은 평상상태일 때 7.48점이었지만 도심 집단은 걷기 후 9.17점이었고 숲길 집단은 걸은 뒤 3.38점으로 나타났다. 우울감은 평상상태에서 8.07점이었는데 도심을 걸은 뒤엔 9.86점, 숲길을 걸은 뒤엔 2.21점으로 각각 조사됐다.
이러한 결과는 숲길에서 경험하는 녹색, 빛, 소리, 공기 등 다양한 물리적 환경이 인간의 스트레스와 심리적 피로감을 감소시키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을 확인시켜 준 결과로 풀이된다.
한편, 이 연구 결과는 SCI급 산림분야전문학술지 ‘Scandinavian Journal of Forest Research’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첨부사진> 숲길을 걸으면 인지능력이 향상되고 기분도 긍정적으로 바뀌는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은 지난달 지리산 백두대간 숲길을 걷고 있는 청소년들.
<대전=이권형 기자 @sksrjqnrn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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