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양양의 휴휴암 신도들이 동부그룹 김준기 회장측과 대치 중이다. 지난 17일 새벽 3시 휴휴암 경내에 덤프트럭 2대, 포크레인 2대 등의 중장비와 인부 100여명이 진입해 50여 그루의 나무를 임시로 심었다. 나무가 심겨진 곳은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소유의 땅(農地)이다.
당시 휴휴암 경내에선 신도 200여명이 머물고 있었고, 이들이 인부들에게 항의하는 과정에서 중년의 여성신도1명이 몸싸움 끝에 쓰러져 병원으로 후송되기도 했다. 현재 신도들은 "갑작스레 심은 나무를 치우고, 원상복구하라"며 농성 중이다.
휴휴암 측과 십여년 넘게 분쟁 상태에 있는 김준기 회장의 땅은 휴휴암 사찰 앞 주차장부지 500여평이다. 그동안 이 땅을 사용해온 휴휴암 측은 "김 회장측에 매입의사를 밝혔으나 응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양측은 이 부지를 놓고 심한 갈등을 빚어왔다.
한편 이번 사태에 대해 동부그룹 측은 "휴휴암이 주차장으로 쓰고 있는 김준기 회장의 땅은 ‘농지’로, 반드시 경작을 해야 한다. 그런데 시멘트로 덮어 씌워진채 주차장으로 사용되고 있어 양양군으로부터 "땅이 불법으로 전용되고 있다. 경작을 하지 않으면 토지소유자(김 회장)에게 강제 이행금을 부과하겠다"는 통지를 2년째 받고 있다. 까딱하다간 범법자가 될 판이라 일단 나무부터 심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영란 선임기자/yr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