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사고와 가혹행위 등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며 사고뭉치라는 타이틀로 명예가 실추된 해병대.
하지만 의협심 강한 30대 해병 부사관이 이름값을 해 화제다. 주인공은 경북 포항의 해병대 교육훈련단 수색교육대 교관인 이정구(35) 중사.
이 중사는 지난 13일 오후 3시께 포항 월포해수욕장 인근을 지나가던 중 한적한 바닷가에서 “사람 살려”라는 소리와 함께 물에 잠겼다 떠오르는 것을 반복하던 하모(38)씨를 발견했다.
하씨는 바닷가에서 수영을 하다가 갑자기 다리에 쥐가 나는 바람에 수영경계선 너머로 떠내려 가던 중이었고 주변 사람들은 사고지점이 너무 멀어 구조에 엄두를 내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 중사는 곧바로 물에 뛰어들어 하씨에게 접근한 뒤 “절대 안 죽으니 시키는대로 하라”며 안심시켰다. 이어 바닷가로 데리고 나와 정신을 잃은 하씨에게 인공호흡을 실시해 생명을 구했다.
사고 당시 출동한 북부소방서의 한 관계자는 “만약 구조가 조금만 늦었거나 인공호흡을 제때 하지 않았다면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수중침투가 전공인 이 중사는 “해병대원이라면 누구든지 그런 상황에서 똑같이 행동했을 것”이라고 말해 현역 해병대 부사관으로서의 명예를 살렸다.이 물에 빠져 익사 직전의 소중한 생명을 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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