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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장면 2000원ㆍ삼겹살 2500원…‘착한’ 음식점 대박비결은?
점심시간 1만원 이하의 메뉴를 찾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요즘 3000원 미만의 가격으로 장사하는 음식점들이 대박을 터뜨려 화제가 되고 있다. 그렇다고 재료의 질이 떨어지거나 메뉴가 가볍다고 생각하면 오산. 삼계탕, 삼겹살, 자장면 등 속을 든든하게 채워주는 음식들인 데다 맛도 있어 찾는 손님들의 놀란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충북 청주시 금천동의 ‘아름다운 엄나무삼계탕’과 칼국숫집 ‘나누리장터’ 음식값은 삼계탕이 다른 가게의 절반 수준인 5000원, 칼국수는 2000원이다. 저렴한 음식값의 비결은 1년 계약으로 원재료를 납품받고 인건비를 많이 줄인 데 있다. 실내장식은 주인이 손수하고 손님이 스스로 밥값을 계산하고 반찬도 직접 가져다 먹는 ‘셀프서비스 제도’를 도입하는 식이다. 이 두 가게를 운영하는 정택일(51) 씨는 “삼계탕은 하루 500그릇을 판다. 그 돈으로 직원 5명에게 월급을 주고 동사무소의 독거노인 밑반찬 서비스에 매달 40만원씩 지원한다”며 “마음을 비우면 될 일”이라고 말했다.

광주 북구 용봉동 전남대 인근 ‘수진식당’은 비빔밥과 계란말이, 나물 등 다섯가지 푸짐한 반찬을 단돈 2500원에 즐길 수 있다. 20년 가까이 영업 중인 주인 윤순옥(52) 씨는 “학생들이 밥 한 끼 잘 챙겨 먹고 다녔으면 하는 바람으로 싸게 판다”고 말했다. 국산 채소를 고집한다는 그는 “농산물직판장에서 직접 장을 보고 김치를 담가 재료비를 아낀다”며 “돈은 얼마 안 남지만 많은 학생이 식당을 찾는 덕에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구 우산동의 ‘매일팥죽’은 팥죽 한 대접을 1500원에 팔아 시장 상인들은 물론 장을 보다 허기를 달래려는 주부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부산 해운대 신시가지는 ‘가격 허물기’의 중심지다. 이곳에서는 5개월 전쯤 한 그릇에 1500원인 양푼이국숫집이 들어선 뒤 박리다매형 가게들이 잇따라 간판을 내걸고 있다. 이 국숫집은 즉석에서 국수를 삶아 내는 데다 국물맛도 깔끔해 온종일 손님이 끊이지 않는다. 해운대구 좌동 부산은행 주변에는 최근 3개월간 1인분에 2500~3000원인 대패삼겹살집 3곳이 등장해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한 대패삼결살집 주인은 “전에 같은 자리에서 삼겹살과 돼지고기 소금구이 가게를 했으나 물가상승의 압박을 받아 메뉴를 바꿨는데 손님들이 물밀듯이 찾는다”고 귀띔했다.

자장면 가격을 2년 전 4000원에서 2000원으로 내린 대전 중구 대흥동의 한 중국음식점 업주는 “주민들이 자장면이라도 부담없이 먹길 바라는 마음에서 값을 내렸다”며 “반값에 자장면을 팔기 시작한 이후 매출이 늘었다”고 말했다. 인천시 중구 화평동 냉면골목의 냉면가게들은 7년 전 가격을 유지하면서도 재미를 보고 있다. 냉면 그릇의 지름이 26cm로 일반 냉면 그릇(지름 15cm)보다 크지만, 가격은 한 그릇에 4000원으로 저렴한 것이 화평동 냉면골목의 특징이다. 이곳을 찾은 한 시민은 “저렴한 가격에 놀라고 푸짐한 양에 한번 더 놀란다”면서 “냉면집 넉넉한 인심이 마음까지 훈훈해진다”고 웃었다.

헤럴드생생뉴스/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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