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여일동안 일년치에 육박하는 비가 내린 2011년 서울. 역대 강수량 기록을 갈아치우는가 하면 이상저온현상까지 이어지며 유별한 날씨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18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7월 1일부터 8월 17일까지 총 47일 중 서울에 비가 온 날은 35일(74%)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27일)보다 30%가량 비 온 날이 많은 것.
채 50일이 안되지만 누적강수량은 1285.3㎜로 우리나라 연간 평균강수량인 1500㎜에 육박한다. 50여일간 비가 몰아내리면서 올 들어 8월 17일까지 내린 비는 1905.9㎜로 지난 104년 기상관측 역사상 두 번째로 많은 비가 내린 해로 기록됐다. 예년보다 유난히 강했던 북태평양고기압과 대기불안정 요인이 원인이었다. 역대 1위가 될 가능성도 높다. 추석이 껴있는 9월 초순까지도 평년보다 많은 비가 예고돼있기 때문이다.
많은 비 외에도 이번 여름은 8월 땡볕더위가 사라졌다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열대야 일수는 4일로 2009년(1일)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적다. 같은기간 열대야 일수가 11일이었던 지난해와 각각 9일이었던 2007년, 2008년과 비교하면 삼분의 일 수준이다.
연중 가장 무더운 8월이 올해 이렇게 선선한 이유는 중국대륙에 위치한 차갑고 건조한 공기가 우리나라쪽으로 밀려왔기 때문이다. 여름이 끝나고 초가을이 시작될때 나타나는 전형적인 현상이다.
하지만 기상청은 아직 가을이 시작됐다고 단언하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기상청은 기후학적으로 여름은 일 평균기온이 20도, 일 최고기온이 25도 이상일때로 정의한다”면서 “9월 상순까지 기온은 높고 비가 잦은 사실상의 여름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황혜진 기자@hhj6386> hhj6386@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