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重 청문회…여야, 조남호 회장 질타
정리해고 법적 모순 지적조회장 “대부분 주식배당”
조남호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18일 열린 한진중공업 청문회는 정리해고의 적법성, 고의 수주 회피 의혹 등에 대한 비판과 추궁의 목소리가 높았다.
경제단체장들을 불러 망신을 줬던 국회는 이날도 조 회장을 죄인 다루듯 발언 기회를 주지 않고 다그쳤다.
이날 청문회에서 조 회장에 대한 질타에는 여야, 그리고 진보ㆍ보수가 따로 없었다. 특히 50여일간 국회 출석을 거부한 채, 외국으로 도피했던 그간의 행적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다.
정동영 민주당 의원은 “국회를 무시하고, 심지어 해외에서 있었다던 기간 중 국내에 머무르기도 했었다”며 “국회와 국민을 무시한 것부터 사과해야 한다”고 조 회장의 사과를 요구했다. 손범규 한나라당 의원도 “사태를 정치쟁점화시키고 국민에게, 자본주의에 대한 회의를 불러일으켰다”며 “이는 반사회적이고 사회통합을 저해한 행위”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의원들은 한진중공업의 영업이익률, 인건비, 배당 등 각종 경영지표를 제시하며 정리해고의 부당성을 압박했다.
조남호(왼쪽) 한진중공업 회장이 18일 오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한진중공업 사태 청문회에 출석, 이재용 사장과 답변자료를 검토하고 있다. 양동출 기자/dcyang@ |
이범관 한나라당 의원은 “경영상 긴박하다며 정리해고를 하면서도 174억원을 배당했다”고 한진중공업의 이번 정리해고가 법적으로도 모순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홍희덕 민주노동당 의원도 “2009년부터 올해까지 3년간 주주에게 총 440억원을 배당했다”며 “이 돈은 해고하겠다는 94명에게 10년 동안 월급을 줄 수 있는 돈”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조 회장은 “배당 대부분은 주식 배당이었으며, 52억원의 현금배당은 지주회사인 한진중공업 홀딩스가 한 것으로, 이는 적자를 본 한진중공업 조선사업을 제외한, 다른 4개 계열사의 흑자에 대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진중공업 경영 상태에 대한 비판도 계속됐다. 장제원 한나라당 의원은 “한진중공업은 2001~2009년 총 당기순이익이 4200억원이고, 조선 부문 영업이익률이 작년에 13.7%에 달할 정도로 건실한 기업”이라며 “동종 업계와 임금을 비교해도 현대중공업 7500만원, 삼성 7000만원에 비해 턱없이 낮은 4500만원에 불과하면서, 정리해고를 거부하며 마지막으로 남은 94명을 자르겠다고 한다면 정말 악덕기업이 아니냐”고 몰아붙였다.
이미경 민주당 의원도 “한진중공업의 위기는 조 회장이 조작한 위기”라며 “170명의 정리해고를 발표한 다음 날 174억원의 배당을 발표하고, 임원 월급도 1억원 이상 올리는 것을 위기 회사라 할 수 있는가”고 강조했다.
최정호 기자/choij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