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최모 씨는 귀가 솔깃한 투자 제안을 받았다. 서울 신촌과 부산 서면 소재 유명 백화점에 P외식프랜차이즈 매장을 여는데 각각 1억3500만원과 1억4000만원을 투자하면 고정배당금 350만원과 400만원에 추가수익금 50%를 보장해주고, 1년 내 회사의 책임으로 계약이 해지될 경우 투자금을 100% 환불해 준다는 것이었다.

‘땅 짚고 헤엄치기’나 다름없는 투자기회라 생각한 최씨는 덜컥 그 자리에서 계약금 3500만원을 내밀었고 이어 모두 2억7000만원을 쏟아 부었다.

그러나 김씨가 백화점 매장 사장님의 단꿈에 젖어 있는 시간은 길지 않았다. 이 업체는 마구잡이로 투자자를 끌어 모은 뒤 후순위투자자들의 돈으로 고정배당금을 지불하고 중복 계약도 서슴지 않는, 자본금 2000만원에 불과한 비정상적인 회사였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김창)는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며 투자자들을 끌어모은 뒤 투자금을 가로 챈 혐의(사기 등)로 이 업체 대표이사 김모(52) 씨 등 임직원 4명을 19일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창업컨설팅회사에 10~18%의 고액 수수료를 내고 투자자를 소개받은 다음 1억원을 투자하면 300만원의 고정수익과 일정 비율의 초과수익을 보장한다며 무차별적으로 투자를 유치해온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업체에 속아 투자금을 날린 사람만 최씨를 포함해 지난 2009년 11월부터 올 4월까지 46명, 피해금액은 51억9000여만원에 달한다.

검찰은 이 업체의 브랜드 인지도가 낮고 백화점에 입점하지 못한 경우가 많으며 일부 백화점에 입점한 매장들조차 매장관리 소홀과 영업부진으로 퇴점 위기에 처한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또한 김씨는 자신의 개인사업체가 경영의 어려움을 겪자 투자금으로 이를 충당해 온 것으로 검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김우영 기자/kw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