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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할리데이비슨 운전’이 꿈인 양승태 號…머리는 차갑고 가슴은 뜨겁게 ‘사법부 右클릭(?)’
새 대법원장 후보로 지명된 양승태(63·사법연수원 2기) 전 대법관은 19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을 찾아 이용훈 대법원장과 면담을 하는 것으로 후보자로서 첫 일정을 소화했다. 전날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후임 대법원장으로 지명되면서 향후 6년간 사법부를 이끌 양승태 호(號)가 어떤 성격을 띨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참여정부에서 임명된 이용훈 대법원장의 사법부는 개혁ㆍ진보 성향의 판결이 돌발적으로 나오면서 법적 안정성이 흔들리는 게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까지 있었다.

일단 양승태 후보자를 바라보는 법조계의 시선은 ‘좌(左)클릭’됐던 사법부를 ‘우(右)클릭’할 수 있는 적임자라는 데 모아진다. 보수성향인 듯하지만, 대법관 퇴임(지난 2월) 전부터 “할리데이비슨을 타고 여행하는 게 꿈”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질 정도로 틀에 얽매이지 않는 성향도 가진 걸로 보이는 양승태 후보자의 색깔은 당장 오는 11월 대법관 인사권을 행사할 때부터 자연스럽게 드러날 것으로 관측된다.

▶인사 스타일 보면 사법부 보수 선회 가늠 가능=양 후보자는 대법원장 지명 사실이 알려진 직후 사법부 운용 포부를 밝혀달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국회 동의도 남아 있고 (지금) 그런 말을 할 게재가 못된다”고 말을 아꼈다.

그러나 그의 의중에 따라 사법부가 보수화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대법원장은 대법관 13명 전원(일반 대법관 12명+법원행정처장 1명)을 대통령에게 제청하고, 일선 판사들에 대한 인사권도 갖고 있다. 우선 진보적 성향의 판결을 내놓으며 ‘독수리 5형제’(김영란·이홍훈은 이미 퇴임)로 불리는 박시환·김지형(11월 퇴임), 전수안(내년 7월 퇴임) 대법관의 후임을 양 후보자가 제청한다. 아울러 김능환·안대희·박일환 대법관 후임 제청권도 양승태 후보자에게 있다. 이명박 대통령과 양 후보자의 뜻이 일치한다면 불과 1년 사이에 대법관 6명이 보수인사로 채워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럴 경우 사회적 파장이 큰 판결을 통해 판례를 변경하는 전원합의체는 보수적 색채가 가미될 가능성이 크다.

▶합리적 조직 운용에 혜안 발휘 기대=양 후보자의 36년 판사생활에 대한 평가는 ‘문무를 겸비한 실력자’로 요약된다. 일선 판사로서 풍부한 재판 경험을 물론이거니와 법원행정처에 다년간 근무하면서 쌓은 사법행정 관료의 노하우까지 쌓았기 때문.

양승태 후보자는 사법시험-사법연수원에서 배출되는 법조인 뿐만 아니라 내년부터 유입되는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수료자를 합리적으로 조율해 유능한 법관으로 커나갈 수 있는 길을 터줘야 한다. 아울러 변호사 경력을 반드시 갖춘 법조인들로 법관을 선발하게 되는 법조일원화 원년이 되는 2013년 이후 사법부가 안정적으로 굴러갈 수 있도록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는 중책도 맡고 있다.

서울고법의 한 판사는 “사법부를 이끌 적임자라고 생각한다”며 “법조일원화나 사법제도개혁 등 현안이 몰려 있는 시점에 전체적인 법원행정을 누구보다 잘 펼쳐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홍성원 기자@sw927>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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