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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임 1년’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인터뷰 “...고통스럽지만 꼭 해낸다”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오는 30일 취임 1년을 맞는다. 그는 지난 17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내 교과부 장관실에서 가진 헤럴드경제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최근 이슈로 떠오른 ‘대학 구조조정’과 관련해 “고통스럽지만 필연적으로 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 ‘이번에 안 하면 안 된다. 꼭 성공시켜라’하는 국민의 기대가 있다. 어려운 일이지만 꼭 해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장관은 또 “수험생이 대학 입시에서 원서접수를 할 때 많은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내년 대입부터 관련 일정을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올 대입에서 수험생의 원서모집 시작 시점이 입학사정관 전형 일정이 8월로 당겨지면서 ‘하위 15%ㆍ학자금 제한 대학 발표’와 ‘대학정보 공시’의 시점이 어긋나 수험생이 혼란을 겪을 수 있다는 여론의 지적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상반기 학원법ㆍ수석교사제법 통과 등은 매우 의미있는 성과였다”며 “2학기가 시작되는 하반기에는 마이스터고와 특성화고의 취업률 제고와 각계각층의 재능을 활용한 교육 기부를 본격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대학 등록금 경감이 여전히 핫이슈다. 구체적인 방안이 나왔나.

▶아직 논의 단계다. 예산을 관장하는 기획재정부도 나름대로 단계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안(案)이 확정이 안 된 상태서 이야기를 하는 것은 특히 등록금 부분은 아닌 것 같다. 하지만 국민들이 갖고 있는 궁금증을 빨리 해결해야 한다. 다른 과정들이 다음달 초에나 끝나기 때문에 추석 전까지 방안을 결정하겠다는 것이 목표다.

-교과부가 본격적으로 대학 구조조정을 시도한 지 올해가 3년째다. 하지만 2년 동안 법적 문제나 정치권의 반발로 중간에 좌초되거나 축소되는 경우가 있었다.

▶이제 그럴 일은 없을 것이다. 여론의 강한 지지가 있다. 구조조정은 고통스러운 과정이다. 지역사회나 정치권에서도 반발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정치권에서도 여야 할 것 없이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교과부로서는 이런 기회가 다시 오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해야 될 일을 하지 못하면 나중에 훨씬 고통스런 과정을 밟을 수밖에 없다. 때문에 지금 미리 할 수 있는 부분을 하는 거다. 그동안 많은 준비를 해왔다. 그래서 대학의 성과지표를 ‘대학알리미’를 통해 공시하게 했다. 처음에는 대학들이 (공시에 대해) 많이 반발했다. 하지만 지표중심 공시가 3년간 진행되면서 지표에 대해 반발하는 경우가 많이 줄었다. 예를 들어 취업률도 건강보험공단 데이터와 연결이 돼 ‘크로스체크’가 가능하다. 정책을 이렇게 세련화시켜 왔기 때문에 이번에는 반드시 (구조조정을) 한다는 자신을 갖고 있다.

-그렇다면 올해 안에 퇴출대학이 나올 수도 있나.

▶하위 50개 대학(전체 대학의 15%)을 상시적 구조조정 대상으로 한다는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확정된 상태다. 비리가 심하게 불거진 대학은 별도로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된다. 이 중 몇 개 대학을 퇴출하느냐의 문제는 각 대학이 어떻게 대응하는지 상황을 봐야 한다. 하위 15% 대학 중 구조조정 대상으로 지정되면서 탈출하는 대학이 생길 수 있다. 지난해에도 지정된 후 구성원들이 똘똘 뭉쳐 재학생 충원률 등 지표가 양호해진 대학이 생겼다. 정말 잘해 보겠다는 대학에게는 기회이겠지만. 계속 추락하는 대학에게는 정부가 어느 순간 퇴출 결정을 단호히 할 수 있다.대학의 노력에 달렸다. 정부는 과거처럼 머뭇거리지 않겠다.

-우수한 국립대들이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지방 대학이나 국립대에 대한 지원이 필요한데.

▶사실 지역대학 살리는 게 제일 중요한 과제 중 하나다. 지역대학이 살아나는 방법은 지역사회나 산업과 연계해서 살리는 것 밖에 없다. 내년에 산학협력선도대학(LINC) 50곳을 뽑는다. 하지만 대학의 시스템을 얼마나 산학협력이 잘 되도록 바꿔 나가고 총장이 얼마나 힘을 갖고 대학을 변화시키느냐가 중요한데 그런 면에서 총장 직선제 등 근본적인 문제가 필요하다. 올해 학장 직선제 폐지와 교수 성과 연봉제를 시작했는데 처음에 말이 많았지만 연착륙했다. 이번에는 국ㆍ공립대도 평가를 통해 하위 15% 학교는 카운셀링 등 특별관리제도를 통해 통폐합을 유도하고 마지막에는 정원 감축까지 할 수 있도록 하겠다. 총장 직선제 폐지도 공론화돼 있다. 대학구조개혁위원회 등에서도 여론을 수렴하고 있다. 교대처럼 규모가 작은 대학은 총장 직선제의 폐해가 더 심하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게 시급하다.

-이른바 ‘1%룰(대학수학능력시험 영역별 만점자 비율이 1%가 되게 출제하는 것)’이 국민적 관심사다. 이를 지키는 것이 가능할까. 일각에서는 최악의 ‘물 수능(쉬운 수능)’을 우려하고 있는데.

▶수능시험의 혼란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난이도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교과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9월 모의평가와 본 수능에서 난이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대학들은 수능 외에도 학생부, 창의적 체험활동, 면접 등 다양한 전형자료를 활용하여 학생을 선발하고 있다. 또 주요 대학의 경우 수능 반영시 영역별로 다양한 조합 또는 가중치를 활용하므로 변별력 확보에 어려움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실제로 종전 자료를 점검한 결과 영역별 만점자가 1% 수준이 되더라도 변별력 확보가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0학년도 수능의 경우, 영역별 만점자가 외국어 0.74%, 수리나형 0.84%로 비교적 쉬웠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대입도 무리 없이 진행됐다.

-입시를 앞둔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 중학교 때부터 전략적으로 봉사활동을 해 총합시간이 400시간이 넘는 경우가 있다고 가정하자. 시간 중 대부분이 엄마 손에 이끌려 ‘스펙’ 용으로 만든 거였다. 지금의 입학사정관제가 이런 학생을 걸러낼 수 있을까.

▶입학사정관 전형은 양적인 평가 아닌 질적ㆍ종합적 평가라 할 수 있다. 학생의 적성이나 소질, 또는 관심 분야와 관계없이 지나치게 양적인 부분, 이른바 ‘스펙’에 치우친 활동은 서류 평가와 심층 면접 등을 통해 확인될 수 있다는 것이 입학사정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입학사정관 전형에서는 학교 생활을 충실히 이수한 학생이 자기주도적으로 ‘고민’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활동의 개연성과 스토리’를 높이 평가 하며, 화려한 ‘스펙’은 없지만 이 같은 학교 생활을 한 수험생들이 입학사정관 전형을 통해 합격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최근 독도 영유권을 둘러싼 일본의 도발이 심해지고 있다. 독도 교육을 활성화하고 올바른 우리 역사 교육을 할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면.

▶지난해 6월 ‘독도교육 강화방안’을 수립하여 관련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도 일본의 역사왜곡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초등학생용 독도학습 부교재를 2학기에 추가 배포하고, 중학생용, 고등학생용 독도 부교재도 개발해 오는 12월 보급할 예정이다. 전국 순회 ‘독도전시회’ 및 온라인 독도교원 연수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등 독도교육을 강화할 생각이다.

-‘1% 룰’을 비롯해 ‘구조조정 대학 15%’ ‘마이스터고 취업률 100%’ 등 숫자가 너무 많은데 ‘성과 위주’ 아닌가.

▶성과 지표를 잘 관리하면서 평가하는 부분이 그동안 교육 정책에서 많이 결여됐다. 차관으로 교과부에 입성해 처음 한 얘기 중 하나가 ‘데이터 중심’ 행정이다. 외국도 데이터를 강조하는 경우가 많다. 정책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많은 얘기가 현장에서 올라온다. 그걸 돌파할 수 있는 방법이 데이터에 따라서 성과를 측정하고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다. 데이터는 교육에 있어 정치와 이념의 거품을 빼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정책에 대한) 논란도 많이 줄일 수 있다. 정책을 위한 의지의 표현이라고 해석해 달라.

-취임 1년을 맞은 소회가 궁금하다.

▶장관이란 자리는 책임이 막중하니까 언제 물러나더라도 끝나고 후회하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단 이야기를 주위에서 많이 들었다.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고 있다. 결국 교육이나 과학기술이나 제도나 정책의 변화가 현장의 변화로 이어져야 하는 것 아닌가. 내가 운영하는 블로그 제목처럼 ‘긍정의 변화’ 말이다. 현 정부 들어 3년 반이 지났는데 현장이 변화하기 시작했다고 느끼고 있다. 그것이 제일 보람있다. 정리=신상윤 기자/k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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