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내각 기관지인 민주조선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에 대해 ‘지구를 휘감은 김정일 열풍’이라고 보도하는 등 찬양일색으로 과장하고 있어 실소를 자아내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이 북한 주민은 물론 전 세계에 ‘김정일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는 내용이다. 민주조선은 “김정일 장군님께서 러시아의 시베리아 및 원동지역(극동지역)을 방문하고 계시는 소식은 우리 인민들과 세계 인민들로 하여금 또다시 새로운 김정일 열풍으로 심장을 끓이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또 김 위원장이 2001년 7~8월 러시아를 방문해 열차를 타고 힘들게 시베리아를 횡단한 사실을 거론하며 “위대한 장군님께서는 역사적인 러시아연방 방문을 통해 세계평화 수호의 기치를 더욱 높이 추켜드시었고 인류자주 위업의 불멸의 공헌을 했다”고 찬양했다.
북한은 최근 이처럼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소식을 주민들에게 수시로 전하면서 김 위원장의 지도력을 집중 부각하고 체제결속과 주민들의 충성을 다지는 선전수단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노동신문도 이날 ‘우리의 낮과 밤은 이렇게 흐른다’는 정론 기사에서 “먼길 떠난 어버이를 기다리는 친자식들의 마음인 듯 한없는 그리움 속에 장군님 건강하신 몸으로 조국에 돌아오실 그날만을 간절히 기다리고도 기다리는 우리 군대와 인민”이라며 주민들에게 충성심을 유도했다.
북한 매체들은 또 김 위원장의 방러를 찬양하면서 주민들을 상대로 생산활동을 부쩍 독려하고 있다. 여기엔 ‘위대한 영도자’인 김 위원장이 러시아에서 ‘조국과 인민을 위해’ 헌신하는 만큼 인민들은 생산 증대로 영도자에게 보은(報恩)해야 한다는 논리(?)를 동원한다.
노동신문은 이날 1면에 실린 ‘혼연일체의 위력을 더 높이 떨치자’는 사설에서 김 위원장의 이번 방러에 대해 “세기를 이어 꿋꿋이 이어지고 있는 조로친선(북러친선)을 더욱 강화ㆍ발전시키고 사회주의 강성국가 건설을 위한 천만군민의 투쟁을 힘있게 추동하는 역사적인 계기”라고 높이 평가했다. 신문은 다른 기사에서는 김 위원장의 방러 소식이 전해지자 평양 만수대지구 건설장에서 야간에 일하려고 지원하려는 근로청년이 모여들고 있다는 식으로 선전하기도 했다.
북한 매체들은 김 위원장이 2002년 러시아 극동 지역을 방문했을 때도 김 위원장을 찬양하고 증산활동을 강조하는 기사를 내보낸 바 있다. 올해의 경우 ‘강성대국’이라는 표현을 많이 쓰고 만수대지구 건설장, 함흥신발공장 등 생산현장 근로자들의 입까지 빌려가며 증산을 독려하는 내용이 부쩍 늘어난것이 예전과 다르다.
북한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의 방러 기간에 후계자인 김정은이 대리통치를 한다는 점을 들어 북한 정권이 체제 내부의 결속을 유지하거나 강화해야 할 필요성을 크게 인식하기 때문에 이런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라고 풀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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