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로 ‘홍준표 카드’가 솔솔 나오고 있다. 홍 대표 측은 ‘뜬금없다’면서 일축하고 있지만, 정치권에서는 홍 대표 카드는 꽤 괜찮은 시나리오라면서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홍 대표는 한나라당이 고전하는 서울 강북지역의 간판스타다. 부자보다 서민 이미지가 강하다. 10ㆍ26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무상급식 2라운드’로 전개될 경우 ‘친서민’을 무기로 정면돌파를 시도할 강단도 있다.
여기에다 홍 대표가 친박(친박근혜)계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은 여당으로서 뿌리칠 수 없는 유혹이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지면 내년 총선과 대선이 어렵다는 것은 자명하다.
한나라당을 실질적으로 장악하고 있는 친박계는 여성 대통령-여성 서울시장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서울시장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의 한명숙 전 총리와 한나라당 나경원 최고위원 간 여성 대결이 점쳐지고 한 전 총리가 우위를 점하고 있다. 때문에 굳이 여성 후보를 내세우는 ‘모험’을 할 필요가 있겠냐는 당내 분위기가 홍 대표 차출론 형성에 한몫하고 있다.
홍 대표가 보선 출마를 위해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게 되면 친박계 유승민 최고위원이 당 대표직을 승계한다. 친박계는 밑질 게 없다. 박근혜-홍준표 연합전선이 형성될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정두언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장은 홍 대표의 출마에 대해 “홍 대표가 경쟁력이 있고 필승카드라면 출마할 수 있는 것”이라며 홍 대표의 시장 출마 가능성을 열어뒀다.
남경필 최고위원은 “홍 대표와 30~40분 얘기했는데, 그런 얘기는 안하더라”며 “실현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지만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보겠다”고 말했다.
30일 인천에서 열린 ‘한나라 인천포럼’ 강연에 참석한 홍 대표는 “오늘은 기자들 질문에 답하는 자리가 아니다”며 출마설에 대한 즉답을 피했다.
홍 대표는 2006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직에 도전했었다. 홍 대표가 대표직을 던지고 후보로 나서려면 여권 내 ‘필승카드’가 홍 대표 뿐이란 여론형성이 전제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손미정 기자 @monacca> balm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