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0 개각으로 이명박 정부의 부처 장관 15명 가운데 절반 가까운 7명이 청와대 참모 인사로 배치됐다.
이른 바 ‘참모 내각’을 통해 임기 말 친정 체제를 굳건히 하겠다는 포석이다. 그러나 이들 참모 대부분이 현 정부에서 이미 여러차례 중용된 인물들이이서 ‘회전문 인사’ 논란과 함께, 정부부처가 청와대 외곽조직으로 위축될 수 있다는 비판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야당은 일제히 ‘감동 없는 회전문 인사’, ’특정인 경력관리용 인사‘, ‘식상한 인물들의 철 지난 퍼레이드’라고 혹평했다.
통일부 장관에 내정된 류우익 전 주중대사가 대표적인 케이스다. 류 전 대사는 이명박 정부 초기 대통령실장을 지낸 인물로 주중대사를 거쳐 이번에 통일부 장관의 중책을 맡게 됐다. 이 대통령은 앞서 지난 달 15일에는 권재진 청와대 민정수석을 법무부 장관에 기용한 바 있다. 또 현재 국무위원인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이 모두 청와대 수석 출신이다.
이와 관련, 청와대는 “장관도 결국 대통령의 비서”라는 논리를 들어 참모들의 입각을 정당화하고 있지만, “내각이 청와대 외곽조직이냐”는 비판이 여전하다.
이번 개각에서는 또 ‘함께 일해 본 인물’을 선호하는 이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보건복지부 장관에 기용된 임채민 국무총리실장과 임 실장의 후임으로 내정된 임종룡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명박 정부에서 능력을 인정받은 정통관료들이다. 또 여성가족부 장관에 기용된 김금래 한나라당 의원은 이명박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비서실 부실장과 당선인 비서실 여성팀장을 맡아 이와여대 선배인 김윤옥 여사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최광식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내정자도 고려대박물관장 때 이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후에 국립중앙박물관장과 문화재청장 등 초고속 승진을 거듭했다.
김두우 홍보수석은 “국정운영에 활력을 불어놓고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며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일솜씨 좋은 분’들을 모셨다”고 인사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이 대통령이 매번 개각 때마다 실용주의를 앞세워 참모들과 측근들 위주로 사람을 고르다보니 인재 풀의 절대 부족으로 인선작업에 난항을 겪고, 낙마사례도 잇따른다고 지적했다.
이번 개각도 일주일 가량 밀고 당기기를 거듭한 끝에 30일 밤에야 인사결과를 발표하는 해프닝을 빚었다.
한 여권 관계자는 “매번 폭넓은 인재 기용을 건의해왔지만 인사 결과는 측근, 회전문 인사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했다” 면서 “일잘하는 사람도 좋지만 두루 인재를 살피는 탕평 인사를 해야 국민들이 납득하고 공감할 수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양춘병 기자@madamr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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