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100일간 펼쳐지는 정기국회는 내년 총선ㆍ대선을 앞두고 치러지는만큼 쟁정현안들을 둘러싼 여야 공방이 그 어느때보다도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이고, 국정감사와 예산안처리 일정도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다. 또 8ㆍ30 개각에 따른 인사청문회라는 암초가 매복해 있는데다가 중간에 있을 서울시장 보궐선거까지 ‘살인적’인 스케줄이 기다리고 있다.
여야는 한ㆍ미 FTA(자유무역협정) 비준동의안 등 쟁점현안들을 놓고 싸우기 싫어도 싸워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민주당은 노선과 관련한 선명성 문제가 연계된 FTA 비준안은 10월내 처리를 둘러싸고 여야충돌이 불가피하다. 이밖에 대학등록금 완화법안, 북한인권법 등을 놓고서도 줄다리기를 벌여야 한다.
9월중순께 열릴 것으로 보이는 청문회는 ‘왕의 남자’로 불리는 류우익 통일부장관 후보자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한나라당은 야당의 공세를 적극 차단해야 하고 민주당 등 야당은 그를 ‘현 정부의 아이콘’으로 간주, 집중 공세를 쏟아부어야만 한다.
한해의 추수격으로 돌아오는 국정감사와 내년도 예산안 심의도 주도권 다툼이 치열할 전망이다. 여야는 내심 예산안은 내년 선거일정을 감안해 조기 처리를 기대하고 있지만, 부실심의에 대한 여론의 압박감도 그 어느때보다 크다.
10월26일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여야 모두에게 가장 큰 부담이다. 서울시 교육감 보선까지 겹치면 거의 대선 수준의 격정장이다. 때문에 서울시장 선거가 정기국회의 모든 이슈를 삼키는 ‘블랙홀’이 될 수 있는 관측도 나온다.
박희태 국회의장은 본회의에 앞서 배포한 개회사를 통해 “지금 국회는 6700여건의 법안이 처리를 기다리고 있는 일모도원(日暮途遠ㆍ날은 저물고 갈길은 멀다)의 형세”라며 “해가 지기 전에 우리의 책무를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이날 “생산적이고 품위있는 국회를 만들겠다”고 했고,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민생희망국회를 지향하겠다”고 밝혔다.
<서경원 기자@wishame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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