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박원순 후보단일화’ 선언 이후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야권 유력주자인 한명숙 전 총리의 출마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1위를 기록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6일 보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지지의사를 밝힘에 따라 이젠 한 전 총리의 선택이 야권의 보선구도에 핵심 변수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한 전 총리는 이날 박 상임이사와 안 원장간 단일화 합의가 발표되기 1시간 전 박 상임이사와 만나 시민 야권 단일후보를 통해 한나라당과 1대1 구도를 만들고 단일후보 선출을 위해 상호 협력한다는 합의를 도출했다.

이번 회동은 박 상임이사측이 한 전 총리를 만나고 싶다는 뜻을 밝히고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만남을 주선해 이뤄졌지만, 한 전 총리가 출마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라는 해석을 낳고 있다.

서울시장 보선과 관련한 첫 공개 행보를 가진 데다 박 상임이사를 만나 범야권의 단결과 협력을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짐한 것은 상황에 따라 후보 경선에 직접 뛰어들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 전 총리측 백원우 의원은 “한 전 총리는 여전히 출마와 불출마를 고민하고 있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생각하겠다는 취지로 보면 된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백 의원은 “박 상임이사의 경쟁력과 민주당 내 후보군의 움직임, 경선룰 확정 내용 등이 한 전 총리의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상임이사가 안 원장과의 단일화 성사에 탄력을 받아 지지율이 급상승할 경우 굳이 한 전 총리가 나서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반면 서울시장 보선이 야권 대통합을 저해하는 방향으로 상황이 전개된다면 한 전 총리가 교통정리 차원에서라도 출마할 수 있다는 것으로도 받아들여진다.

이 같은 기류는 기본적으로 한 전 총리가 출마 쪽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지만 불출마시 박 상임이사가 단일후보의 적임자라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또 야권단일화 방법론을 놓고 연일 손학규 대표와 각을 세워온 천정배 최고위원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 전 총리측은 “박 상임이사와는 협력적 경쟁관계를 유지하겠지만 상황에 따라 경선없는 후보 단일화 논의도 할 수 있다”면서 “다만 야권 대통합에 도움이 되지 않는 민주당 후보가 선출돼선 안된다는 한 전 총리의 생각은 확고하다”고 말했다.

한 전 총리는 이날 오후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야권 대통합 추진모임 ‘혁신과 통합’ 발족식에 참석, “언제 서울시장 출마관련 입장을 표명하겠나”라는 질문에 “조만간 밝히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안 원장과 박 상임이사의 단일화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는 “할 말이 없다”며 “오늘은 물어보지 말았으면 좋겠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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