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힘을 보여주겠다며 한나라당 김옥이 의원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것이 지난 8월이었다. 고민 끝에 나온 결정이었다.
김 의원은 “여성에 대한 편견과 제도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누구보다 노력해왔다고 생각한다”며 “내가 당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오랜 고민이 있었다”고 말했다.
과감하게 출사표를 내던졌지만 전임 중앙여성위원장의 벽은 생각보다 높았다. 쉽지 않은 선거 강행군도 한 달여 동안 계속 이어졌다.
전국 여성대회 당일인 지난 7일 저녁, 김 의원은 신임 한나라당 중앙여성위원장 당선을 통보받았다. 여당 관계자들도 당선확률을 ’50대 50’이라 점칠만큼 김소남 전 여성위원장과의 우세를 점치기 힘든 경합 끝에 얻은 결과다.
김 의원은 “여성당원들이 모두 단합하고 화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 의원의 강점은 강력한 리더십이다. 뜻 그대로 여성의 힘을 모을 수 있는 당내 유일무일한 여성 의원이 김 위원장이라는 것이 주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김 의원은 육군 보병 대령(제15대 여군단장) 출신. 지난 1990년 육군 대령으로 예편한 뒤 재향군인회 중앙이사와 한국퇴역여군 회장으로 활동했다. 이후 여군 선배의 권유로 정치권에 입문, 이후 국회에 입성해 오늘까지 이르렀다.
국회의원에 당선된 당시에도 김 위원장은 “대한민국 여군 대표로서 의정활동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여군으로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당당히 책임을 선언키도 했다.
이제 여군대표에서 집권여당의 ’여성’ 대표가 된 김 의원은 “이제는 외부단체와의 교류도 넓혀서 한나라당이 추구하는 목적을 달성하는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중앙여성위원장의 임기는 1년이다. 특히 이번 임기동안 오는 2012년 총ㆍ대선을 모두 치러내야 하는만큼 총대선 승리를 위한 김 위원장의 책임은 어느때보다 막중하다.
유권자의 절반 이상인 여성에 대한 각종 정책과 여성조직을 총괄해야하는 것도 김 의원의 몫. 김 위원장은 선거 기간동안 △지역구 여성후보 공천 할당제 30% 확보 △당직 및 각종 위원회 내 일정비율 이상 여성당원 포함 △여성위원회의 소통과 투명한운영 △여성정치발전 기금의 계획적 운용 △여성정치아카데미 활성화 를 공략으로 내걸었다.
여성으로서 이제 치열한 선거전의 선봉에 서야하는 김 위원장의 각오는 남다르다. 김 의원은 “한나라당 여성들은 4년 전에도 단합해 그들의 땀과 열정으로 정권을 창출했다”며 “지금도 흩어져 있을 수 밖에 없는 여성당원들을 결집시켜서 내년 총대선에 여성의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겠다”고 각오를 말했다.
<손미정 기자 @monac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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