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은) 민주당에 입당해야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다.”(박지원 민주당 전 원내대표)
박원순 변호사를 영입하기 위한 민주당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으나 박 이사는 이를 고사하고 있어 양자간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의 단일화에 성공한 박 변호사는 7일 고(故) 이소선 여사의 노제에 참석한 자리에서 “(기존정당 입당에 대해) 지금으로서는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민주당 입당에 사실상 거부의사를 드러내며 앞으로 있을 당내 경선의 참여 가능성도 크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단일화 이후 여론조사 지지율이 수직상승한 박 변호사로서는 급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참신한 인물을 원하는 국민의 열망이 쉽게 꺼지지 않을 거란 전망도 그의 어깨에 힘을 실어준다. 야권통합경선이면 몰라도 굳이 민주당 경선에 나갈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특히 박 변호사는 정당과 같은 거대조직에서의 생활이 달갑지 않다. 그는 오랫동안 시민운동을 주도해 온 연유로 ‘여러 문제 연구소 소장’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다양한 시민사회 단체에서 수장 역할을 맡아 온 그로서는 조직의 상명하달 방식이 여간 껄끄럽지 않다.
박 변호사는 한편 민주당 내부에서의 반발도 부담스럽다. 정동영 최고위원은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의 옷을 입지 않는 서울시장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본다. 우리가 구경꾼 의식을 청산하고 서울시장 선거의 주인 자리로 복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이념적으로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진 민주당 의원들과의 관계도 박 변호사에게 풀기 어려운 숙제다.
그럼에도 현실적으로 박 변호사의 민주당행 가능성은 아직 남아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먼저 박 변호사는 손학규 대표와 고교 선후배 사이로 친분이 두텁다. 또한 그는 이춘석 의원 등 일부 민주당 사람들과 진보진영 인사들과도 두루 친하다. 손 대표 등이 영입에 공을 들인다면 민주당행으로 마음을 돌릴 여지도 남아있다.
그리고 서울시장이라는 대규모 선거전에서 후반부로 치달을수록 거대 정당의 힘이 필요한 것도 박 변호사에겐 걱정이다.
박 변호사는 이날 자신의 지지자들과 함께한 자리에서 “민주당은 서울시 의회의 70-80%를 점하는 주요 정당이고 정통 야당으로서 힘도 무시할 수 없다”고 답한 바 있다.
박 변호사 측은 향후 진보진영의 각계 원로는 물론 야당 대표들과 만나는 등 범야권의 단일후보 이미지 굳히기에 나설 계획이다. 또한 안 원장측 인사를 선거전에 활용해 단일화 효과를 극대하는 방안도 고려하기로 했다
<양대근 기자 @bigroot27>bigroo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