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주민들의 탈북을 막기 위해 함경도 일대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단속을 벌이면서 이 지역 출신 탈북자들도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정부 당국자들과 ‘미국의 소리(VOA’) 방송 등에 따르면, 최근 1년간 북한을 탈출해 남한으로 입국한 탈북자 중 함경북도 출신은 감소한 반면, 양강도 출신 탈북자들이 상대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VOA는 정부 소식통을 인용, “최근 들어 양강도 출신 탈북자들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며 “최근 하나원에 입소한 한 기수의 경우 228명 중 25 명이 양강도 혜산 출신”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이 작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탈북한 북한 주민 114 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52%가 함경북도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9년 70% 수준에 비해 크게 줄어든 수치다. 반면 2008년과 2009년 6~9%에 그쳤던 양강도 출신 탈북자 비율은 36%로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북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에 대해 북한 당국이 함경도 일대에서 벌인 대대적인 단속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하고 있다. 북한은 주민 이탈이 심한 국경지역의 경우 김정은의 특별지시로 3세대씩 조를 나눠 감시, 신고토록 하고, 공민증 교체 작업을 추진하는 등 세대별로 행방불명 된 주민들을 조사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북전문가는 “북한 당국이 3대 세습 공고화를 위해 탈북자가 많이 발생하는 함경도 일대를 집중적으로 단속한 결과 함경북도에서의 탈북이 다소 주춤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로 인해 또 다른 루트인 양강도를 통한 탈북이 상대적으로 늘고 있는 추세”라고설명했다.
<안현태 기자 @godmarx>pop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