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우익 통일부장관 내정자가 14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하는 척하세요’등 답변 매뉴얼을 들여다보다가 카메라 렌즈에 포착돼 구설수에 올랐다.
류 내정자는 이날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의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청문회에 대처하는 방법을 적은 종이 쪽지를 보다가 한 인터넷 언론매체의 카메라에 잡혔다.
카메라에 잡힌 쪽지에는 “몸을 전체적으로 앞으로 좀 숙이세요. 뒤로 젖히지 마세요”, “손에 펜을 계속 들고 계세요. 적지 않더라도 쓰는 척하세요”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류 내정자는 이날 대북정책의 변화를 요구하는 의원들의 민감한 질문에 시종일관 “그렇다고 본다”, “했다고 본다”와 같은 애매한 답변 태도를 보여 질책을 받기도 했다.
한편 이날 청문회에서 야당 의원들은 류 내정자의 탈세 및 세금 체납 문제를 집중 제기했다. 박선영 자유선진당 의원은 류 후보자의 아파트와 자동차가 세금 체납을 이유로 수차례 압류당한 사실을 지적하며 “장관 후보자로 지명을 받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지 생각만 해도 어이가 없다”고 도덕성을 문제 삼았다.
또 류 내정자가 대통령실장이 된 직후 장남이 에스원 경영지원팀에 입사한 것에 대한 특혜 의혹 그리고 미국에서 유학 중인 아들의 학비 축소 신고 의혹 등도 제기됐다.
김동철 민주당 의원은 “본인은 재산세는 2년, 자동차세는 4개월, 적십자 회비는 9년 동안 납부하지 않았고, 대학교수인 부인도 남편을 따라 중국에 가서도 수업을 한 것처럼 해 거액의 연봉을 챙겼다”며 몰아붙였다.
여당 의원들은 대북정책의 근본적인 변화를 촉구했다. 류 후보자가 “정부의 일관된 대북정책 토대 위에서 방법론적인 유연성을 찾아보고자 한다”고 말한 데 대해, 홍정욱 의원은 “류 후보자가 말한 대북정책 유연성이 제대로 발휘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면서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의 틀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김충환 의원도 “원칙은 지켜야 하지만 현재의 경색국면을 해소하기 위한 유연성도 필요한 때”라고 덧붙였다.
원혜영 민주당 의원은 “류 내정자가 주요 요직을 거쳤으나 업무능력은 검증이 안 됐다”면서 “주중대사로 재임할 당시 천안함 사건이 발생했고, 당시 천안함 외교 실패의 중심에 류 후보자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정호ㆍ양대근 기자@blankpress> choij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