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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성 시장·대통령 ‘투톱 카드’ 띄우나
‘나경원 서울시장-박근혜 대통령’ 두 여성 정치인의 공존이 또다시 한나라당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7월 당대표 경선의 2라운드인 셈이다.

15일 한나라당 관계자는 나 최고위원을 위한 ‘불쏘시개’론을 언급했다. 당내 서울 출신 소장파 의원과 일부 핵심 당직자까지 대거 경선에 참여시켜 나 최고위원의 서울시장 대세론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한때 ‘나경원 비토론’이 횡횡했던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이 같은 나 최고의원 띄우기는 친박계 의원의 잇단 해명에서도 읽을 수 있다. 당내 최대 계파로 떠오른 친박계가 ‘나경원 서울시장’을 탐탁지 않게 보고 있다는 일부의 분석에 친박계가 나서 ‘사실과 다르다’고 이례적으로 적극 해명한 것이다.

이날 박 전 대표의 대변인 격인 이정현 의원은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 특정 후보를 비토한 적이 없다”며 친박계의 나경원 비토론은 사실무근임을 강조했다.

전날 당회의에서 유승민 최고위원이 “어떤 계파가 당내 후보 견제를 위해 비토한다는 것은 정말 잘못된 생각이고 잘못 알려진 것”이라고 말한 것이나, 친박계 중진 이경재 의원이 “우리 당에 인물은 좋지만 당내 계보에 의해 견제를 받고 비토를 당한다는 얘기가 있는데, 이제는 정말 하나가 돼 뭉쳐야 한다”고 강조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친박계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권 서울시장 후보 중 1위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나경원 최고위원의 후보 인선을 반대한다는 ‘나경원 비토론’의 존재 자체를 적극 부인한 것이다. 나경원 비토론은 ‘여성 대통령-여성 서울시장’ 구도는 박 전 대표의 대선 전략에 불리하다는 일부 당내 분석에서 파생된 이야기다.

박 전 대표와 나 최고위원의 갈등은 지난 7월 당대표 경선 과정에서도 한 차례 불거진 바 있다.

당시 친박계 표심을 의식해 ‘여성 대표 불가론’을 주장한 홍준표 후보를 향해 나 의원은 “여성 당대표는 여성 대통령을 만드는 데 붉은 카펫을 까는 것”이라며 반박한 바 있다.

이런 나 최고위원과 박 전 대표의 비토론이나 갈등설의 근본은 두 사람이 같은 여성이라는 이유가 아닌, 정책에 대한 접근법 차이에서 나온 문제라고 정치권은 분석했다.

친박 측 한 관계자는 “당대표 경선 때도 박 전 대표가 특정 인물 불가론, 특히 여성은 안된다고 말한 바 없고 이번 서울시장 선거 역시 마찬가지”라며 “복지노선에 대한 당론을 수용하고 의견을 같이해야 한다는 원론적 이야기를 확대 해석한 셈”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두 여성 정치인의 공존 여부는 정책 지향점을 공유할 수 있는가에 달렸다는 의미다.

친박계에서는 지난 7월 경선과 최근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해 나 최고위원이 보수적 입장을 고집하고 있는 점을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무상급식 찬반 논란을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 또 다시 들고 나온다면 이번 선거뿐 아니라 내년 총선도 힘들다는 것이 박 전 대표의 기본적인 입장”이라며 나 최고위원이 향후 복지 등 정책에 있어 보다 유연한 모습을 보여야 함을 강조했다.

최정호 기자/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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