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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북 유엔 가입 20주년...국제사회 위상 극과 극
오는 17일은 남북이 유엔에 동시가입한 지 20주년이 되는 날이다.

“유엔 동시가입시 분단이 영구화된다”는 북한의 주장을 지지한 중국의 반대로 인해 우리나라는 유엔에 ‘지각 가입’했지만 이후 20년이 흐르는 동안 유엔과 국제사회에서 남한과 북한의 위상은 ‘하늘과 땅’ 차이로 변했다. 한국은 유엔 가입 후 평화유지활동 참여와 개발사업 기여증대 등의 적극적인 활동을 인정받아 1996년 안보리 비상임 이사국에 진출했고, 2001년에는 유엔총회 의장국을 수임했다. 급기야 2006년에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배출하고 올해 반 총장의 연임이라는 외교적 쾌거를 이뤄냈다. 해방과 한국전쟁 이후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원조로 간신히 생존했던 동북아시아의 작은 나라가 이제는 유엔 정규예산 분담금 11위, 평화유지활동(PKO) 예산 분담금 10위의 당당한 국가로 거듭나게 된 것이다.

반 총장 취임 이후 각종 국제기구에서 활약하는 한국인들의 수도 빠르게 늘었다. 1992년 139명에 불과했던 국제기구 근무 한국인 수는 올해 현재 398명으로 3배 가까이 불어났다. 한국은 2006년 타계한 고 이종욱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 김학수 전 유엔 아태경제사회위원회(ESCAP) 사무총장 같은 국제기구 수장을 비롯, 최영진 코트디부아르 유엔 특별대표와 강경화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부대표 등의 국제기구 고위직들을 배출해내는 등 글로벌 리더국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에 반해 북한은 유엔 가입으로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이 됐음에도 불구, 지난 20년간 핵ㆍ미사일 실험과 각종 불법행위로 ‘국제적 왕따’를 자초했다. 북한은 유엔에 가입한 지 불과 2년도 되지 않은 93년 3월 핵확산금지조약(NPT)에서 전격 탈퇴한데 이어 94년 국제원자력기구 탈퇴를 선언하며 한바도에 핵위기를 촉발시켰다. 2000년대 들어서도 2005년 5월 영변 원자로 폐연료봉 인출, 2006년 대포동 미사일 및 핵실험을 이어가자 유엔 안보리는 강도 높은 대북제재가 포함된 결의안(1718호)를 채택했다. 2009년 5월2차 핵실험 이후에는 기존 제재를 강화하고 전문가 패널을 구성하는 내용의 안보리 결의(1874호)가 채택됐다.

유엔 가입 이후 국제사회에서 남북의 위상은 이처럼 극명하게 갈렸지만,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과 유엔 안보리를 둘러싼 남북간 대립은 향후 한국의 외교적 위상과 지위를 높이는데 걸림돌이 아닐 수 없다. 당장 북핵 현안인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문제는 우리 정부의 적극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북한을 편드는 중국의 지속적 반대로 인해 안보리 정식 회부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이와 함께 유엔 안보리에서 우리의 국력과 대(對) 유엔 기여에 걸맞은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도록 외교적 노력을 배가할 필요가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안현태 기자 @godmarx>pop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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