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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전에 당혹한 청와대...감전된듯 민심수습 카드 고민
사상 초유의 대규모 정전 사태로 인한 극심한 민심이반에 대통령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김두우 전 홍보수석의 저축은행 로비 의혹까지 겹친 청와대가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의 경질을 포함해 대규모 분위기 쇄신 카드를 고민하고 있다.

이번 사태가 이명박 정부의 무능으로 비화하면서 집권 후반기 국정 난맥으로 확전되는 일을 방지하기 위한 대응 조치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8일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정전 사태와 관련 “사태 수습이 우선”이라며 원인 파악 및 후속 대책 마련이 시급한 과제임을 지적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을 비롯한 관계자들을 전면적으로 경질하고 난국을 정면돌파해야 한다는 의견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이와관련 한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스스로 판단할 일”이라며 “이런 일이 있으면 최고 책임자는 마땅히 자기 책임이 어디까지인가 생각해보는 게 공직자로서의 도리”라고 최 장관의 용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는 이 대통령이 정전 사태 직후인 지난 16일 한국전력 본사를 방문, 관계자들을 질타한 것과 관련이 깊다. 이 대통령은 “뭐가 잘못됐지 두루뭉술하게 하지 말고, 한전은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전력거래소는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얘기하라”면서 책상을 치면서 노여움을 감추지 않았다. 또 “지경부도 책임이 있고, 전력거래소는 더 말할 것도 없고 한전도 마찬가지다. 이것은 분명히 책임소재를 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정전 사태는 특정 개인의 문제라기 보다는 전반적인 전력 관리 체계 및 전력 정책의 문제점이 드러났는데도 불구, 오히려 선제 대응을 통해 더 큰 사태를 막았다고 변명하자 대통령이 어이없어 했다는 후문이다.

10.26서울시장 선거와 내년 총선ㆍ대선을 앞둔 정치권은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이번 사태를 조기에 수습하지 못할 경우 집권 후반기 레임덕이 가속화 될 것이라는 지적은 여의도에서도 나왔다. 여의도 복귀를 눈 앞에 두고 있는 이재오 특임장관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한전 사고는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며 “책임질 사람은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치권은 특히 정전 피해가 대규모 공단 뿐만 아니라 영세 자영업자나 중소기업 등 서민층에서도 함께 나타난 점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김정권 한나라당 사무총장은 “전력수요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했고, 많은 국민이 이번 정전사태로 당혹했다”며 “어떤 형태로든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국회 지경위 소속 한 여당 의원이 “기후변화에 대한 불가측성도 있는 만큼 경질론을 제기하기는 성급하다”며 “좀더 면밀하게 원인ㆍ과정 등에 있어 잘못을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소수의 목소리에 끝나고 말았다.

청와대와 정치권이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드리는 것은 최근 김두우 전 홍보수석의 즉각적인 사표 수리와 맥을 같이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 수석이 비리에 연루된 것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면서도 “청와대의 핵심 참모가 비리 연루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는다는 것 만으로도 엄청난 정치적 부담”이라고 말했다.

특히 서민을 울린 대표적 비리 사건에 김 수석이 연루된 것은 “임기 중 비리ㆍ부정 엄단”을 누누히 강조하며 공정 사회와 공생 발전의 국정 기조를 제시한 이명박 정부의 도덕성에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점 때문에 벌써부터 최악의 레임덕 국면을 우려하는 목소리들이 적지 않다.

한편 여권의 한 관계자는 “올초 정동기 인사 파동이후부터 레임덕 얘기가 심심찮게 나왔지만 4월 재보궐선거 참패와 오세훈 시장 낙마에 이어, 김 수석 파문에 정전까지 겹치면서 이명박 정부의 국정 장악력은 앞으로 회복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접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춘병ㆍ최정호 기자@madamr123> 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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