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남 의원 “사업성 평가없어”
추정 매장량만으로 주가 급등
이명박 정부의 자원외교가 빈 깡통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정부 출범 초기 자원외교의 대표적 성과물로 꼽혔던 이라크 쿠르드 유전이 경제적 가치가 전혀 없고 투자비 4억달러만 날렸다는 사실이 밝혀지는 한편 민간업체가 진행한 미얀마 유전 및 카메룬 다이아몬드 광산도 각종 의혹으로 불투명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에 대해 현지에 대한 이해도와 사업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정치 실세들이 해외자원 개발에 개입하며 사업이 포장됐다고 입을 모은다.
국무총리실 국정감사에서 의혹에 싸인 카메룬 다이아몬드 사업에 대해 정부의 지원이 부적절했다는 야당 의원의 지적이 이어졌다.
19일 국무총리실 국정감사에서 이성남 민주당 의원은 카메룬에서 다이아몬드 광산 개발권을 따낸 C&K마이닝이 사업타당성 평가를 제시하지도 않았음에도 정부가 나서서 이를 대대적으로 홍보했다고 지적했다.
C&K는 계열사인 씨앤케이인터내셔널을 통해 지난해 12월 4억2000만캐럿의 카메룬 다이아몬드 광산 개발권을 획득했다고 발표했다. 4억2000만캐럿은 전 세계 연간 다이아몬드 생산량(1억7000만캐럿)의 배를 훨씬 넘는 수준이다. 엄청난 규모의 다이아몬드 광산 개발권을 획득했다는 소식에 씨앤케이인터내셔널 주가는 3000원에서 1만6000원대로 급등했다.
하지만 이 의원에 따르면 C&K가 제출한 보고서 어디에도 사업타당성에 대한 언급이 없고, C&K 측이 대대적으로 홍보한 남아공 다이아몬드 프로젝트 평가회사인 MSA의 기술보고서에서도 이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또 “C&K 측의 보고서를 한국광물자원공사에 검토 의뢰한 결과 이 회사가 카메룬 광산에서 수행한 사업은 일반적인 광산 개발 과정 중 개발 전 수행해야 일부에 불과하며, 사업 계속 추진 여부를 결정해야 할 사업타당성 평가는 이뤄지지 않았다는 의견을 냈다”고 말했다.
결국 C&K는 사업성과 무관하게 일단 개발부터 시작한 후 오로지 추정 매장량만을 근거로 사업성을 위장해 이를 공시, 주가를 끌어올렸다는 의미다.
이 의원은 “C&K가 이 같은 의혹을 안고 있음에도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2차관이 C&K의 광산개발권 취득에 적극 개입했고, 외교통상부가 두 차례 보도자료를 통해 C&K 주가를 급등시켰다”며 “이 보도자료는 김은석 외통부 에너지 자원대사가 주도했고, C&K 계열사엔 MB정부 첫 총리실장인 조중표 씨가 고문으로 재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18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가 시작된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외통위의 국정감사에 앞서 김성환 장관 및 간부들이 선서를 하고 있다. 양동출 기자/dcyang@heraldcorp.com |
같은 당 우제창 의원 역시 외통부가 지난 8월 31일 ‘카메룬 다이아몬드 사업 관련 설명자료’를 작성한 사실을 언급하며 “MSA가 C&K가 추진하는 광산 개발이 ‘상당히 유망한 것임이 드러났다’고 말했지만, 카메룬 정부가 지분을 추가로 획득할 수 있는 옵션이 포함돼 광산 개발의 재정적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음에도 외통부가 이를 전혀 밝히지 않았다”며 “정부가 긍정적인 측면만을 부각시켰다”고 밝혔다.
<박정민 기자 @wbo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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