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요덕 수용소에 갇힌 것으로 알려진 통영 신숙자 씨 모녀 구출 운동이 정부 차원에서 본격 검토된다.
통일부가 강제납북 억류자 문제를 대북정책의 우선과제로 추진키로 한 데 이어, 정부 차원에서도 실효성이 담보되는 조건으로 이 문제를 국제 공론화하는 방안 등 다양한 해법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20일 “생사에 대한 명확한 확인이 이뤄지면 정부 차원에서 다양한 경로를 통해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과거에도 남북회담 등을 통해 납북자 문제를 여러차례 거론했지만 북측은 납북자가 없다는 식으로 문제를 외면해왔다”면서 “정부는 그동안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고려해 물밑에서 납북자 송환 노력을 해왔는 데 필요하다면 자국민 보호차원에서 이 문제를 국제 공론화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북측이 신숙자씨 문제를 대남 협상카드로 활용할 소지가 있고 여타 납북자들도 종합 고려해야하는 만큼 구체적인 방법론에 대해서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 면서 “그 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방안이 뭔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일부와 외교부 측에서도 “납북 억류자들의 문제를 자국민 보호와 국가의 기본 책무로 보고 근본적으로 풀어가기 위해 범정부차원의 노력을 다각적으로 해나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앞서 류우익 통일부장관은 지난 14일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개인적으로나 인도적으로도 신숙자씨 모녀를 구출해야 한다” 면서 “어떤 방안이 최선이 될 수 있는 지 정부 차원에서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독일에 거주해온 오길남ㆍ신숙자 부부는 1985년 작곡가 윤이상의 권유와 북한 요원의 공작으로 두 딸과 함께 북한으로 넘어갔다가 남편 오씨만 1986년 북한을 탈출했다. 북에 남은 가족은 함경남도 요덕의 정치범수용소에 수용됐다가 최근 평양 인근에서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북한인권시민연합은 6·25 정전협정 이후 북한에 납치된 우리 국민은 모두 3835명이며 이 가운데 517명은 아직도 북한에 억류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양춘병ㆍ김윤희기자@madamr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