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행정안전부에 대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국정 감사에서 김태원(한나라당) 의원은 포털사이트와 행정안전부 공공 아이디와 비밀번호 등을 몰래 빼내는 ‘화면 해킹’을 시연해 눈길을 끌었다.
화면 해킹은 해커가 사용자 컴퓨터 화면상의 모든 작업을 훤히 들여다 볼 수 있는 신종 해킹 수법이다. 해커들이 이메일과 파일다운로드 등을 통해 악성코드를 전파한 뒤 사용자의 아이디와 비밀번호, 주민번호, 계좌정보, 인터넷뱅킹 비밀번호, 공인인증서, 보안카드번호 등을 직접 훔쳐보며 빼내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고 김 의원은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날 국감장에서 ‘화면 해킹’ 악성코드를 사용자 컴퓨터에 감염시킨 뒤 컴퓨터 화면상의 작업을 들여다보며 아이디와 비밀번호 등 개인 정보를 유출해가는 일련의 과정을 소개했다. 최근 발생한 농협과 SK컴즈 해킹 사고는 서버에 대한 직접 공격이 아니라 화면 해킹 등 수법에 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의원은 현재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 금융기관, 포털 사이트 등 모든 곳이 화면 해킹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화면 해킹 프로그램은 전문 해커가 아니라도 중국측 인터넷 상에서 단돈 몇 만원이면 누구라도 쉽게 구입해 스스로 해킹할 수 있기 때문에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중국 경매사이트 타우바우나 중국 최대 검색엔진인 바이두 등에서 판매되는 해킹 툴은 동영상으로 사용법까지 알려주고 있으며 한국인 구매자들을 위해 기능을 상세히 알려주는 한글 웹페이지까지 제공되고 있다.
김 의원은 “국내 부처나 금융기관의 사이버 보안 전문가들도 이미 이런 위험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보안전문가들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신종 해킹의 위험성에 대처하지 않고 있다”고 질타했다.
<김대우 기자@dewkim2>dew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