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2차 비핵화회담이 뚜렷한 진전없이 막을 내리면서 내달 재개될 북미간 2차 접촉에서 6자회담 재개 여부가 결판나게 됐다.
남북 양측은 21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비핵화회담에서 마라톤협상에 만찬회동까지 해 가며 접점 모색을 시도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결과는 어느정도 예상됐던 것이라며 6자회담 재개의 분수령은 내달로 예상되는 북미간 2차 접촉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날 베이징 비핵화회담에서 정부는 북한에 우라늄 농축프로그램(UEP) 중단,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복귀, 대량살상무기(WMD) 실험 중단 등의 선제조치를 주문하면서 마지막 6자회담이 열린 2008년 12월 수석대표 회담 당시로 협상의 시계를 돌릴 것을 주문했다. 반면 북한은 ‘조건없는 6자회담 재개’ 라는 기존 주장을 굽히지 않으면서 합의점 도출에 이르지 못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번 회담과 관련, “협의를 통해 서로에 대한 이해가 심화된 부분이 있고 약간의 의구심이나 오해가 있었던 것이 해소된 부분도 있다”며 향후 남북대화의 끈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남북이 베이징 회담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함에 따라 6자회담 재개는 내달 중 개최될 것으로 보이는 북미간 2차 접촉을 통해 가부가 드러날 전망이다. 현재까지 북미 2차 접촉은 스티븐 보즈워스 미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평양을 방문하는 형식이 유력해 보인다. 특히 이번 남북 비핵화회담을 통해 북측의 정확한 입장이 확인된 만큼, 미국이 추후 협상과정에서 일정한 ‘유연성’을 보일 수 있느냐가 돌파구 마련의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별도로 위성락 외교부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은 22일 중국 6자회담 대표인 우다웨이 한반도사무 특별대표를 만나 북한의 입장변화를 위한 중국의 ‘지원사격’을 요청할 예정이다.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북한은 전초전격인 남북대화에 응하면서 본경기인 북미대화를 준비하는것이 아니겠느냐”며 “미국도 북미대화가 결렬되는 양상은 가급적 피하려고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 당국자는 “한ㆍ미ㆍ일이 사전 조치를 요구하기 때문에 당장 6자회담 재개는 불가능하다. (북한도) 현실은 잘 알고 있다. 그걸 넘어가는 방법은 사전 조치를 협의하는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안현태 기자 @godmarx>pop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