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사’ 박영선 의원이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로 선출됐다. 그는 내달 3일 열리는 박원순 변호사와의 야권통합후보 자리를 두고 다시 한판 승부를 벌인다. 재벌ㆍ검찰 개혁에 앞장서 온 그는 여전사 이미지가 강하지만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는 따뜻한 엄마 이미지로 복지 서울을 만들겠다는 전략으로 시민들에게 다가갈 예정이다.
▶예상된 결과, 이젠 야권 대표로= 그는 총투표율에서 2위인 천정배 의원을 10%포인트 가까이 앞질렀다. 당원선거인단은 물론 국민여론조사결과에서도 그는 1위를 기록했다. 당은 물론 일반 대중에게서도 고른 지지를 얻은 박 의원은 경선 전부터 가장 유력한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됐다.
하지만 그가 출마를 결심하는 데는 많은 고민이 따랐다. 당 정책위의장이었던 그는 막판까지 고심에 고심을 거듭한 끝에 서울시장 당 경선 출마를 결심했었다. 누구를 당선되게 해본 일은 있지만 본인이 뭔가가 되는 것은 생각조차 해본 적 없다는 그는 이인영, 우상호 등 당내 486 세력의 읍소와 손학규 대표의 지원 속에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했고, 끝내 민주당 경선에서 승리했다.
이제 내달 3일 있을 야권통합후보 경선에서 민주당을 대표해 시민사회 대표인 박원순 변호사와 일전을 치러야한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 변호사가 여권 후보마저 누르며 욱일승천하고 있지만 박 의원도 이번만큼은 해볼만하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경선이 흥행에 성공했고, 방송 기자 출신인 그도 대중에게 잘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여전사로서, 엄마로서 서울시장 나서다=박 의원은 여전사 이미지가 강하다. 날카롭고 공격적인 질문 등으로 원내에서도 이름이 높다. 그가 맡은 상임위원회 소속 공무원들은 그의 질문 앞에서 움츠러드는 일이 다반사였다. 방송기자 출신으로 앵커와 경제부장을 거친 그는 17대 국회 등원과 함께 재벌과 검찰 개혁을 위해 온 힘을 쏟아 왔다. 정무위원회 활동 당시에는 삼성그룹 등 재벌의 지배구조 및 불법 증여ㆍ상속 문제를 집중 질타했고, 법제사법위원회에서는 사법개혁특별위원회 등에서 검찰 개혁을 이끌었다.
뿐만 아니라 2007년 대선 당시에는 이명박 대통령을 둘러싼 BBK 의혹 사건에 전력투구하며 강한 여성정치인으로서 명성을 날렸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이명박 정권 심판을 거론할 때엔 이같은 이미지를 드러내곤 한다.
하지만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정책이 복지라는 점에서 박 의원은 기존의 여전사 이미지를 탈피하고 따뜻한 ‘엄마’의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그는 지난 15일 출마선언과 동시에 복지 공약을 내세울 정도로 복지정책을 우선으로 하고 있다. ‘엄마서울’로 대변되는 그의 복지 정책은 오세훈 전 시장의 토건시정을 부정하고 시민이 행복을 느끼는 사람중심의 복지를 의미한다.
후보 수락 연설에서도 그는 “무상급식, 무상교육, 무상의료, 반값등록금으로 대변되는 민주당의 보편적 가치를 위해 민주당의 이름으로 반드시 서울시장을 만들어낼 것”이라며 “젊은 서울, 엄마 서울, 감동의 서울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역시 박 의원의 야권통합후보 선출을 위해 전력지원할 계획이다. 민주당 측은 “(야권통합후보 경선에서)충분히 승산있다”며 “당 차원에서 박 후보의 승리를 위해 총력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정민 기자@wbo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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