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의원이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로 선출됨에 따라 내달 3일 야권통합후보 자리를 두고 박원순 변호사와 한판 승부를 벌이게 됐다. 두 사람 모두 서로간 호감을 표시하며 선의의 경쟁을 펼칠 것을 약속하고 있다.
두 사람은 경선 패배자가 승리한 후보의 선거대책위원장까지 맡기로 합의까지 했다. 26일 두 후보는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 연이어 출연해 “패배할 경우 상대후보의 선대위원장을 맡을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돌발적인 질문이었지만 두 사람 모두 선뜻 상대방 선거를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고 공언한 데에는 억지 단일화로서는 승리할 수 없다는 데 공감하기 때문이다. 각자의 입장만 내세워 막판에 울며 겨자먹기로 단일화하는 모습을 보였다간 독자출마보다 못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걸 지난 4ㆍ27재보궐 선거 경험으로 잘 알고 있다. 이런 인식으로 두 후보 모두 ‘아름답다’는 수식어를 자주 사용하고 있다. 흑색선전, 사생활 캐기도 자제할 것임을 밝히기도 했다.
페어플레이를 약속한 두 후보는 각자의 승리를 장담하고 있다. 박 변호사가 통합경선룰을 받아들이기로 선언함에 따라 돌발변수가 없다면 내달 3일 야권단일후보 탄생은 순조로워 보인다.
야권의 통합경선 방식은 여론조사 30%, TV토론 후 배심원 평가 30%, 국민참여경선 40%를 반영하는 것이다. 표면적으로 민주당 소속인 박 의원에게 유리한 구조로 돼 있다. 조직 동원이 가능하고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박 의원이 국민참여경선은 물론 배심원 평가와 여론조사에서도 선전할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박 변호사는 여론조사에서 우위가 점쳐지지만 최근 정치권 내부에서도 변화요구가 거세다는 점으로 인해 민주당원의 표까지 얻을 수 있다는 자신감에 차 있다.
두 후보 측 모두 총론적으로는 경선룰에 합의를 했지만 세부적인 내용에서는 일부 이견을 나타내고 있다. 때문에 조율과정에서 일정부분 충돌도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야권 내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야권단일화 과정에 참여하고 있는 한 인사는 “사소한 이견 충돌이라도 외부로 표출될 경우 치명적일 수 있다”며 “이견 조율도 내부에서 신중하게 마무리 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민 기자@wbo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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