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미국 방문기간에 한 연설이 백악관에서 회자되면서 미 국무부가 외교채널을 통해 연설문을 달라는 요청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6일(현지시간) 워싱턴의 외교소식통들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지난 20일 이 대통령이 뉴욕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에서 ‘양심의 호소 재단’이 수여한 ‘세계지도자상’을 받은 뒤 했던 수락연설 전문을 최근 주미 한국대사관에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대사관 측은 청와대 홈페이지에 게재된 연설 영문본을 국무부 관련부서에 전달했다. 이 대통령은 당시 연설에서 자신이 김밥장사 등을 하면서 주경야독했던 일화, 독재정치에 반대하는 학생시위를 주도하다 투옥된 사실, 기업인으로서 세계 곳곳을 누볐던 경험 등을 소개해 참석자들로부터 수 차례 박수를 받았다. 특히 당시 행사장에 있던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의 중국계 보좌관이 연설을 듣는 도중 눈물을 닦는 모습을 보였으며, 이런 사실이 소문을 타고 백악관과 국무부 등으로 전달돼 화제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의 정보 소식지인 ‘넬슨리포트’도 지난 24일자에서 이례적으로 이 대통령의 연설문 전문을 게재하면서 “흥미로운 자전적 연설로, 다음 달 국빈방문을 앞두고 좋은 읽을거리”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한 소식통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클린턴 국무장관이 여러 차례 자체 회의석상 등에서 이 대통령의 인생역정을 언급한 바 있어 미 정부 내에서 관심이 큰 것 같다”며 “넬슨리포트도 이후 여러 구독자로부터 연설 내용에 대해 호평하는 메일을 받았다고 전했다”고 말했다.
<안현태 기자 @godmarx>pop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