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후보경선에 ’올인’했던 천정배 민주당 최고위원의 향후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천 최고위원은 27일 ’사람서울선대위’ 회의에 참석했다. 경선패배후 첫 공식석상에 나타난 것. 선대위 고문을 맡은 그는 관계자들과 일일히 악수하는 등 시종일관 의연한 모습이었다.
천 최고위원측은 “현재로서는 (천 의원이) 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민주당 후보가 야권단일후보가 되도록 총력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천 최고위원은 전날에도 자신을 지지했던 사람들과 따로 모임을 갖고 그들에게 “통합경선 선거인단에 적극 참여해달라“는 등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의 측면지원에 나섰다.
’의원직사퇴’라는 기존 방침에 대해서도 그는 “정치인으로서 한 번 말한 걸 꼭 지켜왔기 때문에 사퇴가 번복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라며 관계자는 전했다.
하지만 천 최고위원이 굳이 의원직을 사퇴할 필요까지 있느냐는 당내 의견도 적잖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경선 흥행에 있어서 충분히 긍정적인 역할을 수행했다는 평가가 많고 김진표 원내대표 또한 경기도지사 선거를 앞두고 의원직 사퇴를 번복한 전례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의석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민주당은 18대 국회의 향후 일정에서 천 최고위원이 꼭 필요하다. 4선 경력의 천 최고위원은 웬만한 초선 의원 몇 명분의 존재감을 갖는다.
민주당 관계자도 “(이번 경선으로) 천 의원이 자기 역할을 다 했다. 사퇴를 신중하게 검토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천 최고위원이 9월 1일 제출한 의원직 사퇴서는 아직 수리되지 않은 상태다.
한편 오는 10월 3일 있을 박원순 변호사와의 야권단일화경선에서 민주당이 승리한다면 천 최고위원 역시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양대근 기자 @bigroot27>
bigroo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