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사회와 완벽한 차단
불만표출 구심점도 없어”
피터 휴즈 평양 주재 영국대사는 28일 “북한에서 (중동에서와 같은) 자스민 혁명이 발발할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휴즈 대사는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북한에는 아직 시민사회가 형성되지 않았고, 불만표출의 구심점이 없을 뿐더러 북한 이외의 외부와의 전화통화도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주민소요에 대비해 북한 당국이 경계태세를 강화했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변화는 느끼지 못했다”면서 “평양을 비롯한 곳곳에서 건축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고, 군인들이 참여하고 있는 것은 봤지만 그것이 안보강화 태세는 아니었고 지난 몇 달간 지방을 둘러본 결과, 지방에서도 그런 조짐은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휴즈 대사는 김정은으로의 권력승계와 관련, “북한의 리더십이 확실히 바뀌거나 분위기가 달라진 것 같지는 않다”며 “다만 당 회의 등에서 김정은 세력이 정권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는 루머는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다른 사람들을 통해 들은 바로는 권력 승계 과정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며 “특히 화폐개혁에 대한 불만이 높다”고 전했다. 김정은 측근 세력들의 부상과 관련해, 리영호 북한군 총참모장의 김정일 수행 빈도가 높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덧붙였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과 관련, “평양 주재 중국과 러시아 대사들 말에 따르면, 그의 건강상태는 정상이었다”며 “하지만 몸의 왼편이 불편해보이고 문제가 있어 보였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앞서 그는 모두발언을 통해 최근 평양의 분위기와 관련, “도로에 차들이 많아지고 시장에서 판매되는 제품이 확대되면서 사람들이 더 좋은 옷을 입고 더 잘 먹을 수 있게 됐다”면서 “경화(硬貨)가 통용되는 곳에서는 외식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제 도로에 신호등이 생기고, 그 유명한 여성교통경찰들은 단전으로 신호등이 작동되지 않을 때만 모습을 드러낼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의 전반적인 경제상황은 여전히 열악하며, 북한이 최신 기술과 경제 정책을 받아들이지 않고, 외국자본의 투자를 보장하는 법적 제도가 부족해 경제상황이 나아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지난 2009년 단행된 북한의 화폐개혁에 대해선 “북 정권이 저지른 실책”이라며 “화폐개혁 때문에 시장의 가게들이 문을 닫고 북한 주민들은 배급제에 의존하게 됐다. 주민들은 ‘궁핍한 과거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많았다”고 전했다.
<안현태 기자 @godmar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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