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홍보수석 내정…“두루 관계 원만 비토 놓는 사람 거의 없어” 국민과의 진정한 소통 기대
최금락(53) SBS 방송지원본부장이 28일 청와대 홍보수석의 중책을 맡았다. 홍보수석은 말 그대로 ‘정권의 입’이다. 대국민 홍보를 기본으로, 누구보다 대통령의 철학을 잘 이해해야 한다.
동시에 반정부 여론이 커질 때, 선거에서 여당이 질 때 그리고 정권에 불미스러운 일이 생길 때 이 모든 일이 수석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임기 4년차에 벌써 3명의 수석이 황망히 자리를 물러난 이유다.
좀처럼 사람 바꾸기를 꺼리는 이명박 대통령의 인사스타일도 비켜갈 정도로 홍보수석은 궂은 자리다. 능력과 품성을 두루 갖추지 않고서는 바늘방석을 면하기 어렵다.
경기도 여주 출생으로 경기고와 서울대 상대를 졸업한 최 내정자는 MBC에서 기자생활을 하다 SBS 창립 멤버로 자리를 옮겨 워싱턴 특파원, 정치부장, 보도본부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친 언론계 중진이다. 작고한 유혁인 전 공보처 장관이 장인이다.
최 내정자는 김두우 전 수석이 물러난 이후 청와대가 단수 후보로 꼽았을 정도로 안팎의 평판이 좋다. 워싱턴 특파원 시절 이 대통령을 알게 된 이후 인연을 이어왔고, 임태희 대통령실장과는 서울대 상대 76학번 동기다. 친화력이 뛰어나 청와대 참모 중에도 안면있는 사람이 많다.
청와대 관계자는 “외부의 평가를 많이 들었는데 비토를 놓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두루 관계가 원만했고 일처리 능력도 만족스럽다”면서 “오랜 언론사 경험을 바탕으로 국민과 잘 소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내외 호평에도 불구하고 최 내정자는 ‘구원투수’라는 부담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더군다나 측근비리 의혹으로 레임덕 우려가 가속화하고 여권의 탈(脫)청와대 움직임이 커지는 험난한 정치환경에서 청와대 입성은 쉽지 않은 결정이다.
최 내정자는 홍보정책의 일성으로 소통을 특히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를 잘 아는 청와대 내부 인사는 “언론계에 종사할 때도 선후배, 지인과 친화력이 뛰어나기로 소문나 있었다”면서 “임기 후반이 될수록 정부의 정책을 국민에게 잘 알리고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최 내정자가 “최적임자”라는 주변의 평판에 부응한다면 이명박 정부는 임기 말 국정에 매진할 수 있는 숨통이 트이게 된다. 최 내정자가 국민과 진정으로 소통하는 정권의 마지막 입이 되길 기대한다.
양춘병 기자/ya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