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보수진영 ‘시민후보’로 나선 이석연 변호사(전 법제처장)가 28일 출마를 포기함에 따라
서울시장 후보 지형도가 새롭게 그려지고 있다.
이 변호사가 불출마 의사를 밝힌 데 이어 범여권 시민사회진영이 이날 오후 ‘8인회의’에서 이를 수용키로 함으로써 보수진영 후보는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 1명으로 좁혀졌다.
이에 따라 선거전은 여권의 나경원 후보와 야권의 민주당 박영선 후보 및 시민사회 박원순 후보의 ‘3파전’으로 압축됐다.
서울시장 선거를 둘러싼 초유의 ‘시민후보 경쟁’은 물건너가게 됐고 향후 선거구도는 야권의 단일화 결과에 따라 여야 정당간 대결이냐, 정당과 무소속간 대결이냐, 첫 여성대결이냐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 분석가들은 현 상황에서 이 변호사의 불출마와 보수 시민사회단체의 ‘나경원 지지 불가’ 입장으로 여권은 일단 분열하는 모양새를 연출한 반면, 야권은 단일화 룰 협상을 타결하면서 통합 모양새를 갖추게 됐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나라당은 나 후보에 대한 총력지원체제 구축에 시동을 걸었다. 한나라당은 29일 오후 국회에서 범여권 시민사회진영과 ‘자유민주적 가치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를 주제로 ‘끝장토론’을 갖는 등 야권 후보단일화에 맞서 범여권 연대에 착수한다.이번 토론은 한나라당의 제안을 시민사회진영이 받아들인데 따른 것으로, 한나라당의 보수 정체성 문제를 비롯해 이번 보선에서의 시민사회 역할 등을 둘러싼 격론이 예상된다.
한나라당 후보이자 여권 유일 후보로 정해진 나 후보는 생활복지, 청년창업 등 정책발표를 위한 민심행보에 착수했고, 조만간 박근혜 전 대표를 찾아 지원을 요청할 계획이다. 국회의원직을 사퇴하면서 예비후보로 등록한 나 후보는 당으로부터 후보 추천장을 받은 데 이어 신당동 서울패션창작스튜디오 방문, 중앙대 근처에서 대학생들과의만남 등을 통해 민심을 청취했다.
민주당과 시민사회의 박영선·박원순 후보는 내달 3일 통합후보 경선 승리에 집중하고 있다. 무엇보다 범야권이 이날 단일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룰에 최종 합의함에 따라 ‘조직’을 앞세운 민주당 박영선 후보와 ‘바람’에 올라탄 박원순 후보의 경쟁 열기가 점차 고조되고 있다.
민주당 박 후보는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이날 개익택시 운전기사와의 간담회와 가락동 농수산물시장 방문을 시작으로 각종 당내 행사 및 정책토론회 등 10건이 넘는 일정을 소화했다.
여론조사 1위를 내세우며 ‘대세론’ 확산에 주력하는 시민사회 박 후보는 이날 여성 영세자영업자 등을 만난 데 이어 나눔 장터, 대학생 학자금 대출 공청회, 무상급식 주민투표 평가토론회 등을 잇따라 찾았다.
앞서 지난 16일 출마의사를 밝힌 이 변호사는 19일 범여권 시민사회단체의 ‘시민후보’로 확정되면서 일약 주목을 받았지만, 지지율 답보상태가 이어지면서 13일만에 하차하게 됐다. 이로써 이 변호사를 앞세워 내년 총선·대선에서 시민세력을 결집하려던 재야 보수진영의 ‘정치실험’도 차질을 빚게 됐다. ‘헌법가치 수호’를 내세운 이 변호사의하차 배경에는 무상급식 등에 대한 시민사회 진영과의 견해 차도 한 몫 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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